권태기 부부 잭과 엠마, 그리고 대학생이지
학교 선생 잭과 건축가 엠마는 포틀랜드 교외에 사는 30대 후반의 커플이다. 이지는 심리학을 전공하는 25세의 대학생으로 돈을 벌기 위해 에스코트(여기서는 성매매는 하지 않고 데이트 서비스만 제공)로 일한다.
권태기에 빠진 두 부부가 25세 대학생 이지를 만나고 잭 엠마 이지 세 사람이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 스토리다.

이 지역의 프리실라 파이어와 엠마 역의 레이첼 브랜드는 캐나다 배우다. 잭 역의 그렉 포와러는 미국 배우로 SNL, 파크 앤드 레크리에이션으로 유명한 에이미 포와러의 동생이다.

묘하게 설득력 있는 다국간 연애
삼각관계, 양발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한 사람을 두고 두 사람이 경쟁하거나, 한 사람이 두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세 사람이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시들어가는 부부관계에 불을 붙이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세 사람은 점점 빠져든다. 잭과 엠마의 사랑은 변함이 없지만 잭과 이지, 엠마와 이지의 교감도 커져간다.

주변에 밝힐 수도 없는, 오히려 잘 숨겨야 하는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관계이기에 자신들의 감정을 부인하고 관계를 정리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이미 마음에 든 사람을 지우기는 쉽지 않다.
이 드라마는 세 남녀의 관계를 일탈, 불륜의 자극적 시각으로 다루지 않는다. 헨젤이 흘린 빵 부스러기를 쫓듯 한 걸음 한 걸음 그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래, 왜 꼭 둘이서만 사랑해야 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고, 그들의 폴리아모리, 즉 다자간 연애방식에 묘하게 설득된다.

90년대풍 드라마에 더해진 파격적인 소재
90년대풍의 올드한 느낌이 있다. 너무 안정적이어서 지루할 정도야. 포틀랜드는 그렇게 지루한 도시인가 하는 의문도 든다.
안정된 직업, 잘사는 도시, 잭과 엠마는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이들에게 인생에 이지를 초대한 것은 포만감 일탈로 보일 수 있다.
다자 연애라는 체제 전복적 소재 때문에 다른 요소들은 일부러 톤을 낮춘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의도했던 분위기 자체가 이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마 둘 다 아닐까 싶은데…?

성립 불가능한 것은 삼자간의 연애를 안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몇 가지 장치를 마련한 것 같다.
우선 엠마 와이지가 양성애적 성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 요소가 없다면 오직 일부다처제 구도로 그치게 된다.
그리고 세 사람은 선량한 인물이다. 전반적인 분위기와 톤에 맞춰 등장인물도 선량하고 안정적인 성격을 지녔다. 그래서 비윤리적이지 않고 파격적이지도 않아 보이는 효과가 있다.
또 3명 모두 성숙하다. 에스코트로 돈을 벌어 남자친구 앤디를 부수는 이지는 마음속에 해소되지 않는 블랙홀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이치조차도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진단할 수 있고 전진할 때와 포기할 때를 판단할 수 있다. 즉 이들의 연애는 성숙한 성인 간의 관계임을 전제로 한다.

밋밋하고 별로 재미가 없어서 안 볼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끝까지 다 보게 되었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서 대사가 올드할 때도 있지만 폭소하는 순간도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보다 더 편안하고 따뜻해질 수는 없다. 풍요로운 90년대 정서가 단점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장점이었다.

과연 이들의 관계는 어떤 삶으로 흘러갈까.
사람이 셋 있으면 아무래도 마음이 내키는 누군가가 있게 마련이다.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감정을 둘도 아닌 셋으로 나누게 되면 자칫 파국으로 흐를 수도 있지 않을까. 세 사람의 관계가 설득력이 있지만 과연 이 실험적인 관계가 유지될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