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살면서 법정 앞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흉악한 죄인만 설 줄 알았던 법정 앞에 자신이 서 있어야 한다면 분명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분명히 법원은 간단한 약식명령 절차를 통해 법정에 출석시키지 않고도 형벌을 부과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판사, 검사, 피고인 모두가 시간을 내서 음주운전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무엇을 의미하고 준비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정 씨는 일이 끝나면 자주 술을 마시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일과를 마치고 친한 지인들과 가볍게 술을 마시는 것은 욕먹을 일이 아니었지만 그의 나쁜 술버릇이 문제라고 했습니다. 그는 술만 마시면 대범한 행동을 하기 일쑤였고, 자가용을 직접 끌고 귀가하는 일도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정 씨는 두 차례나 음주단속을 당한 전력이 있는데도 단기간 내에 추가로 두 차례나 적발돼 수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고 했는데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정씨는 법원에서 등기우편물을 받아봤더니 공소장, 피고인 소환장, 의견서 양식 등의 서류가 들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쁜 가게 일로 잊고 있는 사이 법원에 출석을 요구한 날짜가 다가오면서 별다른 준비 없이 시간에 맞춰 출석을 했습니다. 재판은 3분도 채 걸리지 않고 끝났습니다. 판사는 정씨에게 본인 여부 및 검사가 주장하는 혐의 사실을 인정하는지 여부를 확인했고, 검사는 정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해달라고 구형을 했습니다. 검사가 징역 운운하자 조금 겁이 나기도 했지만 평소 낙천적이었던 정씨는 큰 걱정은 하지 않았고, 다만 자신의 생각보다 싱겁게 끝난 음주운전 재판 절차가 뭔가 허탈하게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위 사정은 법원에서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을 실제로 받은 정씨의 이야기라고 했습니다. 3주 뒤 선고기일에 출석하라는 말을 듣고 법정에 출석한 정씨는 판사의 실형 선고로 법정 구속됐고, 그 자리에서 구치소에 수감되는 초라한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히 정씨는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혼자 운영하던 가게는 방치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막대한 손해가 발생해 폐업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습니다.

혹시 보석을 통해 조금이라도 밖에 나가서 급한 일을 끝낼 수 없냐고 문의를 했지만 유사한 사안으로 법원이 보석 청구를 허가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고 실제로도 허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음주운전 재판 준비를 성실히 하지 않은 정씨는 뒤늦게 자신의 실책을 깨닫고 후회했지만 이미 모든 것이 망가진 뒤라고 말했습니다. 2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출처가 가능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아무리 빨라도 최소 3개월은 구금 상태로 지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1심 판결이 뒤집혔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실제 사정을 재구성한 내용인데 비슷한 사정을 가진 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필자가 상담을 하다 보면 자신의 상황을 필요 이상으로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과도하게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 자신의 상황을 근거 없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해야 할 걱정을 하지 않는 분들도 있는 분이라고 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칙이긴 하지만 중간이 없고 극단적으로 나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죠. 그래도 전자의 경우는 뭐든지 준비를 성실히 하기 때문에 적어도 앞으로 법적 불이익에 대한 걱정은 없겠지만 후자의 경우가 문제라고 했습니다. 후자의 입장에 놓인 분들은 대개 해야 할 대비를 하지 않고 무거운 법적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니까요. 후자에 해당하는 정씨처럼 말입니다.

만약 자신이 수사기관으로부터 ‘불구속 기소 공판’ 처분을 내렸다며 앞으로 음주운전 재판 출석을 해야 한다는 문자를 받았다면 언제든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경미한 죄질의 사안이라면 검찰이 ‘구약식’ 청구를 하고 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당사자는 간이 절차를 통해 벌금만 납부하는 형태로 끝났을 테니까요. 하지만 번거롭게 법원까지 방문해야 한다는 점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징역형 선고를 해야 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방어권 행사를 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피고인은 검사의 주장을 반박하고 판사에게 선처할 사유가 있다는 점을 설득해야 유리한 형량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보통은 법원이 출석을 요구한 날까지 자신이 주장하고 밝히고 싶은 부분을 증거와 함께 서면 형태로 법원에 제출해 접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에 대해서도 반박할 의견이 있다면 그 내용을 함께 넣어 제출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만약 어떤 준비도 하지 않는다면 판사는 검사 말만 들어보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판결을 내릴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음주운전 재판 준비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 주지 않았습니까?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성인이면 누구나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했고,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볼 수 있도록 시도했어야 했습니다. 컨디션이 나쁜데도 자신이 치료 방법을 모르면 가만히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면 변호인에게 상담이라도 받는 시도를 했어야죠. 이 노력조차 하지 않은 자신을 원망해야 하고 자신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검사와 누구에게도 기울지 않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증거와 원칙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판사가 마치 자신의 변호인처럼 상세하게 위험성을 고지하고 도와주지 않았다고 나무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자신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지금 당장 자세한 법률 자문을 찾아볼 것을 제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