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열경련: 아기 편도선염으로 고열, 열경기를 겪은 이야기. (with. 가천대길병원 소아응급실)

아기 열경련: 아기 편도선염으로 고열, 열경기를 겪은 이야기. (with. 가천대길병원 소아응급실)

안녕하세요, 민창오메입니다. 요즘 민찬이와 민솔이는 콧물을 흘리며 살고 있습니다. 민찬이는 어린이집에서 콧물을 빼서 둘째 민솔이를 쏙 빼닮았어요.하루 세 번씩 약을 먹이고 병원에 다니느라 더 분주한 나날입니다. 날씨도 좋은데 왜(울음).ㅠ

요즘 코흘리며 병원에 다니는 나날을 보내다 보니 문득 작년 여름에 겪었던 악몽이 생각나서 다시 한번 경각심으로 포스팅을 써보려고 합니다.민찬이 편도선염에 걸려 고열이 나고 응급실에 가서 열경련까지 한 이야기다.

때는 작년 7월 중순이었습니다. 민찬이가 11개월 때 9월 개원 예정인 직장어린이집에 미리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러 간 날이었다. 민찬은 이날 몸이 너무 좋아서 어린이집을 돌아다니며 탐색을 계속했다. 아니, 이렇게 즐겁고 컨디션이 하이텐션인데 밤에 저렇게 난리 날 줄 알았어요 ㅠ.ㅠ…한한…

이날 남편은 야간 근무여서 같이 어린이집 갔다 온 뒤 출근해서 저랑 민찬이 단둘이 집에 있었는데 민찬이가 자주 먹던 밥도 우유도 잘 안 마시려고 하고 몸이 안 좋아지는 게 보여서 체온을 재보니 열이 38.8도… 세상 처음 보는 체온이었어요.참고로 민찬이는 11개월까지 일반적인 접종열과 콧물 감기가 없었기 때문에 병원과 함께 살던 아이였습니다.

너무 놀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팡질팡해서 아기를 많이 돌본 친구에게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보고 조치하기 시작했어요.일단 상비로 가지고 있던 해열제를 먹이고 옷도 벗고 미지근한 물도 계속하세요.

해열제가 들어갔는지 다행히 30~1시간 간격으로 체온을 재면 38.2도까지는 내려갔지만 1시간이 지나면 다시 열이 오르곤 했습니다. 민찬은 조금 우물쭈물하다가 잘 놀아주지 못했던 우유를 다시 자주 마셔서 이게 돌멩이인가 싶었다.

해열제는 그 당시 붉은 챔프(아세트아미노펜)밖에 없어 4시간에 한 번씩 줄 수 있었던 상태.해열제를 먹인 지 1시간 만에 체온이 오르기 시작했고, 민찬이 잠들자 39도를 훌쩍 넘었다.멘탈 붕괴….

야간 근무를 하는 남편에게 민찬이가 열이 있다고 얘기해 놓은 참이었는데 39.4도를 보는 순간 이건 응급실 가려고 다시 연락을 드렸어요. 응급실에 가야 할 것 같은데 어떡하냐고요.다행히 남편이 사정을 얘기해서 일단 외출로 그만두고 나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아기가 고열로 병원에 간다고 하니까 직장에서 걱정이 많으셨나봐요ㅠ.ㅠ…

그렇게 자정에 집에서 가까운 가천대길병원 응급실에 갔어요. 소아 응급실이 있는지도 모르고 서둘러 갔어요.역시 코로나 때문에 바로 입장할 수 없었고, 밖에서 대기하면서 간단한 설문조사와 폐사진을 찍은 후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아이가 조금 우울한 느낌이었는데 문제는 들어가서 진료를 받고 나서였어요.소아응급실에 들어가서 의사 3명이 돌아가면서 진료를 받고 있었는데 그때 민찬이가 많이 울었어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당시 당직이 아니었던 소아과 교수님께서 소아응급실에 오셔서 같이 봐주셨는데 편도선염이라고 하셔서 일단 열이 많이 나니까 젖은 물수건으로 머리부터 적시라고 하셔서 대기실에서 그러고 있었는데. 그때는 몰랐어요. 민찬이가 울음을 그친 줄 알았는데…민찬은 울음을 멈추고 킬킬거리며 응급실 구석을 응시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이미 열경련 상태였다.정말 아무 증상도 없이 그저 울음을 그친 아이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아직도 그때를 선명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민찬이 응급실 한쪽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 저기만 쳐다봐?” “무섭게 ㅎㅎ” 이러면서 웃었어요. 아이가 울음을 그친 줄 알고 안도하고 있었으니까요.

근데,

울고 있던 아이가 울지 않자 뭔가 이상했는지 간호사 선생님이 나와서 보고 있었습니다.그리고 아기는 저쪽 침대에 눕혀볼게요.그래서 남편이 민찬이를 끌어안았는데…

남편한테 만세하고 늘어졌던 자세 그대로 송장처럼 굳어서 안기는 거예요.이때서야 나는 이상한 것을 감지했어요.고민찬은 침대에 눕자마자 10경기를 시작했어요. 눈이 돌고 입술이 파래져서 몸을 떨었어요.

간호사가 뛰쳐나와 “아기 시저입니다!!!”라고 방송되면 아까 진료받은 의사 3명, 그리고 간호사 4명이 달려와서 급하게 조치를 하는데… 정말 아이가 어떻게 될지 알고 미칠 것 같았어요. 지금도 글을 쓰면 눈물이 날 것 같아.

TV에서만 보던 상황을 눈앞에서 제 아이가 당하고 있어서 도저히 볼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안겨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남편이 의료진 선생님들 사이로 끼어들어 민찬의 손을 잡고 민찬! 민찬아! 라고 부르거든요. 저는 더 무서워서 눈 감고… 나중에 남편이 말하길, 민찬이가 열경기 오는 길에 남편을 보면서 손을 뻗었대요. ㅠ.ㅠ…하…

상황이 조금 진정되고 나서 무슨 일인지 의사에게 물어보니 우선 아기를 재우는 약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검사를 위해서 혈액도 빼고 링거도 맞으면서 해열제도 들어갑니다. 소변검사를 위해서 소변봉투도 붙이고…정말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이가 없어서 너무 바쁘고 심장이 두근거리고…당시 민찬이 엄마는 임신 15~16주 정도였던 것 같은데 정말 놀라실 줄 알았다. ㅠㅠㅠㅠ….

지금도 보면 가슴이 찢어지는 사진ㅠ.ㅠ약을 먹고 잠을 자던 민찬은 몽롱한 상태에서 깨어나 계속 휘청거리고 있었습니다.거의 가수면 상태일 것 같아요. 완전히 깨어나기까지는 거의 7시간 이상 걸린 것 같아요.12시에 응급실 갔다가 오전 9시에 나왔으니까요.

점점 침착해져서 모든 장치를 떼어내자 좀 더 편하게 잘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열은 잘 떨어지지 않죠. 해열제를 교차로 투여하다가 나중에 덱시브 프로펜 계열이 들어오면서 뚝뚝 떨어졌습니다. 그때가 오전 7시쯤이었어요. 그리고 만약 24시간 안에 또 이렇게 경련이 일어난다면 그때는 완전히 위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119라도 타고 빨리 병원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의사가 요청을 했습니다. 지금 입원하셔서 뇌파 검사를 해보셔도 되는데 지금은 열로 인해서 일시적인 것 같아서 추천은 안 드리고 만약에 24시간 안에 또 열경련이 오면 그때는 검사하려고…

민찬의 검사가 끝나고 민찬이 눈을 뜰 때까지 민찬의 어머니와 남편은 응급실에 계속 머물렀다. 그러던 중 민창어매는 잠시 허기진 입덧을 할 때여서 편의점에 가서 샌드위치를 사먹곤 했습니다. ㅠㅠㅠ 너무 피곤해서 수유실에서 잠도 좀 자고 남편이랑 교대도 했어요. 그리고 남편은 외출을 적어놓고 병원에 왔기 때문에 결국 연차를 쓰고 직장에는 코로나로 인한 고열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전해야 했습니다. 이놈의 코로나… (´;ω;))

그리고 아침 9시에 집에 돌아가도 괜찮다는 소견을 받고 약을 처방받고 집에 돌아와서 세 식구 모두 완전히 기절해 버렸습니다.

(*참고로 병원비는 1만6천원 정도였습니다. 고마워, 건강보험(울음).TT

민찬이는 그후 3일동안 계속 헤롱헤롱헤롱헤롱헤롱헤롱헤롱. 비틀비틀 약 때문인지 걸으면서 엄청 넘어지고 휘청거리고 설사까지 했어요. 아마 항생제 때문인 것 같은데, 약을 다 먹고 나니 깨끗해졌어요. 다행히 그 후로는 10경기가 온 적이 없었어요. 지금까지도 열이 난 적은 있지만, 열 경련이나 열 경련이 온 적은 없었습니다. 🙂

한번 열경련 경험이 있던 아이는 앞으로도 충분히 그럴 여지가 있다고 해서… 저희 부부는 민찬이 38도가 되면 바로 해열제를 먹입니다.39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는 하루 정도 지켜보고 떨어지는 양상이 보이지 않으면 바로 병원에 간다고 합니다. 몇 시가 되든 주말이든 새벽이든 아침이든 39도를 넘으면 반드시 병원에 가세요.

가끔 다른 엄마들 보면 열이 나서 병원에 가서 응급실에 가도 해줄 게 하나도 없다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물론 그럴 수도 있어요.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그런데 다른 분들한테까지 응급실이 가줄 일이 없으면 가지 마세요. 몇 만원 주고 고생해도 일단은 안전한 울타리라도 들어가는게 낫고 안가서 큰일나면 어떡해요…

아이가 속수무책으로 고열이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면 그냥 응급실에 가서 야간진료를 할 수 있으면 야간진료를 받으세요. 응급실이 해주는 게 없는 게 아니라 우리 애 어떻게 되면 가지 말라고 한 그분들이야말로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요.

내 아이는 내가 지키죠.참고로 민찬아비는 나중에 집에 와서 울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제 전화를 받고 외출을 끊고 집에 와서 순간 그런 생각을 했대요. 굳이 응급실까지 가야 하나? 그런데 이 상황에 와서 돌이켜보면 그런 생각을 했던 자신이 너무 후회된다고…

그러므로 자녀가 열이 나고 아프면 가만히 오래 지켜보지 말고 병원에 가서 아프지 않도록 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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