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녹내장학회 (koreangla u)
녹내장은 환자의 입장에서 금방 이해하기 어려운 질병입니다. 환자뿐 아니라 녹내장을 접하는 안과 의사들도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들을 정신없이 진료하다 보면 내가 뭘 하고 있느냐며 멍해져 내가 환자를 제대로 보고 있느냐고 돌아보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체력도 지능도 뛰어나지 않은 제가 녹내장 환자를 볼 때 멍 때리지 말고 실수하지 않도록 항상 화두로 생각하는 ‘GIFT’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환자분께서도 ‘GIFT’의 생각을 이해하시면 자신의 녹내장 상태를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사실, “GIFT”는 녹내장으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4가지 요인의 영어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G = Glaucoma type (녹내장의 종류) I = Intraocular pressure (안압) F = Field (시야검사 결과) T = Trend (녹내장 진행 양상)
- G = Glaucomatype (녹내장의 종류) – 순한 녹내장인지 강한 녹내장인지
- 녹내장을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예후에 의한 분류입니다. 그래서 저는 녹내장을 순식간에 느낄 수 있도록 ‘부드러운 녹내장’과 ‘짙은 녹내장’으로 설명합니다. “마일드한 녹내장”은 시력 소실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부분의 정상 안압 녹내장이며, “강한 녹내장”은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폐쇄 각 녹내장, 신생 혈관 녹내장, 포도막염 녹내장, 위인 녹내장과 같은 것입니다. 마일드한 녹내장이 생겨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각한 시력이나 시야 이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순한 녹내장’이라고 생각해서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강한 녹내장」이라고 해서 상심을 너무 많이 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선은 최선을 다해 봐야 합니다. 약으로 안압 조절을 할 수 없는 경우는 녹내장 수술을 한 번의 수술로 할 수 없는 경우는 4~5번의 수술도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해도 결국 시력을 잃을 수 있지만, 적어도 질병이 무서워 피하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최대한 열심히 대응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 (대표적으로 “마일드한 녹내장”인 정상 안압 녹내장에 대해서는 “정상 안압 녹내장을 이해한다”라는 문장을 참조하십시오.)
가장 강한 녹내장, 신생혈관 녹내장, 신생혈관 녹내장은 말 그대로 새로운 혈관이 생기고 안압이 올라가는 병입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안압이 40 ~ 70 밀리미터 정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상 수치가 10 ~ 20 밀리미터 Hg 인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안압입니다. 눈에 신생 혈관이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로 눈의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 당뇨병 망막병증입니다. 만약 당뇨병이 있는 경우 망막에 있는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깁니다. 눈에는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혈액 공급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스스로 새로운 혈관을 만들고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홍채와 전방에 형성된 신생 혈관은 전방 출혈을 일으켜 눈 속에서 흐르는 방수가 새는 길인 섬유주를 막아 버립니다. 섬유기둥이 막히면 약물로 안압조절이 어려워져 수술을 해서 방수가 되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신생혈관 녹내장의 경우 이미 망막상태도 심각한 경우가 많고, 시력이 나쁜 경우가 많아 수술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안압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시력을 최대한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안압 상승에 의한 통증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생혈관의 녹내장이 생긴 눈의 모습. 홍채표면에 빨갛게 신생혈관이 자라고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울퉁불퉁해요 나쁜 혈관이 늘어나서 출혈과 염증을 유발하여 눈안의 물길을 막아 안압이 올라가게 합니다.)
흥정의 대가로 포도막염 녹내장의 눈 속에 염증이 생기면 염증 물질이 방수가 빠져나가는 섬유주를 멈춰 버립니다. 그 결과 방수가 유출되지 않고 안압이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염증이 심하지 않고 오래되지 않으면 염증과 안압을 조절하는 약물로 치료되지만 염증이 심해 오래되면 방수유출로가 막혀 어쩔 수 없이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염증이 있을 때는 안압이 올라갔다가 염증이 가라앉으면 안압도 내려갔다가 다음에 염증이 다시 재발하면 안압이 다시 올라가는 일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눈 상태를 두고 계속 밀당을 해요 만약 이 과정에서 시신경의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면 안압조절을 위해 수술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어차피 약물치료로는 시간만 끌 뿐이에요.
기습공격의 대명사, 급성 폐쇄각 녹내장→신생 혈관 녹내장이나 포도막염 녹내장도 갑자기 안압이 올라갈 수 있지만, 가장 갑자기 심각한 곳은 역시 급성 폐쇄각 녹내장입니다. 급성 폐쇄 각 녹내장은 문자 그대로 갑자기 방수 통로가 막혀 안압이 급격히 오르는 상태에서 대부분의 경우 갑자기 눈과 머리가 아파집니다. 따라서 밤중에 응급실을 찾는 일도 많습니다. 머리가 심하게 아파서 머리의 이상을 먼저 의심하고, 머리 CT, MRI를 찍고 한동안 고생하다가 안과를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갑자기 방수가 다니는 길이 막히는 이유는 원래 눈 속의 공간(특히 전방)이 좁거나 나이가 들수록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급성 폐쇄각이 생기면 약물치료가 되지만, 약만으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레이저로 홍채에 구멍을 뚫어 방수기능을 가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입니다. 구멍이 잘 뚫리면 안압이 뚝 떨어져서 통증도 금방 좋아집니다. 하지만 레이저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이 아주 효과적입니다.
급성폐쇄각이 생긴 눈의 모습.갑자기 안압이 올라 흰자가 붉게 충혈되어 있고, 각막도 부어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유형인 동공차단에 의한 급성폐쇄각의 경우 그림과 같이 동공이 약간 커진 상태에서 안압이 가장 잘 올라갑니다.)
(폐쇄각이 생긴 눈의 치료 전(위 그림)과 레이저 홍채절개 수술 후(아래 그림) 안구 단면의 모습. 치료 전에는 전방각이 좁아져(위 그림의 노란 화살표) 안압이 많이 올라가 있던 상태였지만 레이저로 홍채에 구멍을 뚫어 방수가 되는 길(파란 화살표)을 만든 후에는 전방 모서리가 상당히 넓어지고(아래 그림의 노란 화살표) 안압도 정상적으로 내려갔습니다.
(백내장이 진행되어 2차적으로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백내장이 진행되면 수정체가 부풀어 올라 전각이 좁아집니다(위 그림의 노란 화살표). 이 경우 백내장 수술을 하여 원래의 수정체를 제거하고 더 얇은 인공수정체로 바꾸면 전방각이 넓어져 (아래 그림의 노란 화살표) 안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녹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