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입냄새 의학-39]
[논객 칼럼=김대복]사자성어 중에 문맹자가 있다. 아는 것이 병이라는 뜻이다. 인터넷 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정보의 범람이다. 컴퓨터 마우스만 클릭하면 수많은 정보가 쏟아진다. 진짜 정보와 가짜 정보가 혼재되어 있다. 너무나 많은 정보, 진실이 불분명한 뉴스도 접한다. 이 경우 선택을 쉽게 할 수 없다.
구취 치료도 결정장애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입 냄새를 치료하는 기관이 많기 때문이다. 병원으로 좁혀도 한의원, 치과, 내과, 이비인후과를 들 수 있다. 자주 입 냄새가 나면 치과를 찾는다. 충치나 잇몸질환을 확인한다. 또 코가 막히는 증상이 있으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한다. 위식도 역류나 간질환 등이 있으면 내과에서 검진을 받는다.
구취 치료는 포털과 각 병원 홈페이지에 상세히 안내돼 있다. 하늘의 별처럼 많은 구취치료병원 중 어디를 선택해야 가장 현명할까. 병원의 선택은 입 냄새의 원인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병원마다, 의사마다 특히 자신 있는 분야가 있다. 오랫동안 연구하고 치료해 온 전문 영역에 강점이 있다. 의사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 시각으로 입 냄새를 접근한다.
한의사는 입 냄새를 인체 장부와 연계해 종합적으로 파악한다. 잇몸질환 이외의 모든 입 냄새를 다룬다. 치과의사는 입안의 건강과 잇몸질환 관점에서 입 냄새를 진단한다. 소화기내과 의사는 위산역류 등 위장 건강도와 구취를 연계하고, 이비인후과 의사는 비염 등 비질환과 편도 이상 등으로 구취를 생각한다.
입냄새로 고민하는 사람은 직관적으로 원인을 유추할 수 있다. 직감은 거의 맞다. 평소 이가 시리고 충치로 고민했다면 잇몸질환과의 연계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우선 치과를 찾는 것이 정석이다. 수시로 복통과 속쓰림, 신, 위산역류 등과 함께 냄새가 나면 소화기내과 방문이 가능하다. 추측한 입냄새 원인과 선택한 병원과 의사의 전문 영역이 일치하면 정확한 진단 확률이 높아진다. 효율적인 치료로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픽사베이
각 병원의 특징을 조사하다. 우선 한방병원은 치주질환이 원인인 입냄새를 제외한 모든 입냄새를 다룬다. 따라서 입냄새 원인 유추가 어려운 경우에는 한방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또 몸이 쇠약해지고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도 우선 한의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위산역류, 속쓰림, 후비루, 마른기침, 목 이물감, 인후통, 만성피로, 불면증, 기허, 상열감, 손발의 차가움, 비염, 축농증 등에 따른 입냄새도 주요 관심 분야다.
다음은 치과다. 잇몸 질환이나 충치 등이 있을 때는 치과 진료가 바람직하다. 구강위생이 열악한 사회나 사람일수록 입냄새 빈도가 높다. 우리나라도 공중위생과 개인위생이 좋지 않던 시절에는 입냄새 대부분이 치주질환 요인이었다. 최근에는 스케일링 생활화와 철저한 구강위생으로 치과적 요인으로 인한 입냄새는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입 냄새의 일부는 치과 질환이 원인이다.
또 내과에서도 입 냄새를 치료할 수 있다. 주로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인한 입냄새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손발이 차고 트림이 많을 경우 소화기내과를 방문해 정밀 진단을 받는 것이 방법이다. 내과질환 중 입냄새와 밀접한 것이 위산역류에 의한 후두염과 역류성 식도염이다. 위산 역류 시 냄새도 함께 올라올 수 있어 목의 물감을 일으킨다. 위와 식도염증은 내과질환이고 후두염증은 이비인후과 관할이다. 위나 장, 폐 질환도 입 냄새를 일으킬 수 있다.
다음은 이비인후과다. 만성비염, 축농증과 콧물이 목 뒤로 자주 나오는 후비루는 이비인후과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비인후과는 이, 코, 인두, 후두를 전문으로 취급한다. 입냄새는 입과 코에서 나온다. 코 질환과 콧물은 냄새의 주요 원인이다. 비염, 후비루로 인해 콧물이 목 뒤로 흘러내리면서 냄새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입 냄새를 다루는 병원은 많다. 어느 병원을 가든 입 냄새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러 질환을 모두 치료하는 병원보다는 입냄새만 보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의원 치과 소화기내과 이비인후과를 알아보기 전에 오로지 입냄새만 치료하는 병원을 찾는 것이 치료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 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로는 ‘구취 환자 469예에 대한 후향적 연구’, ‘구취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 구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