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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자율주행 자동차와 트롤리 딜레마 – 사설컬럼()
기사입력 2022.01.24 오전 10:05
지구는 약 46억 년 전에 탄생했고 모든 생명의 조상인 가장 단순한 형태의 원핵세포는 약 38억 년 전에 출현했다. 그 후 동물 및 식물 세포로 진화하면서 어류에서 포유류까지 5억2억 년 전에 나타났다. 3500만 년 전 영장류가 출현했으며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는 약 35만 년 전부터 이 땅에 살아온 것으로 최근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2억 년 전부터 포유류는 생존을 위해 계속 진화해 왔다. 특히 눈은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관이었고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은 서로 다르게 진화했다. 육식동물의 두 눈은 얼굴 전면에 위치해 앞을 향하고 있어 먹이와 정확한 거리 측정이 가능한 공격형으로 진화했다. 반면 초식동물의 눈은 머리 좌우에 위치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사방을 경계하는 데 적합한 방어형으로 진화했다.
영장류와 인류는 잡식성이지만 공격형의 눈으로 진화했다. 방어에 있어서는 서로 언어 소통, 연결함으로써 공격에 대응할 수 있었다. 연결된 인간, 즉 호모 커넥투스(Homo Connectus)였기에 현명한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한 것이다. 호모사피엔스는 상호 연결과 공격형 눈으로 사냥까지 할 수 있었지만 같은 눈을 가진 대형 고양이과 동물처럼 빠르게 질주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빨리 질주하고 싶은 것은 인류의 오랜 본능이다.
그 본능은 1860년에 내연기관 자동차의 발명으로 실현되었다. 그로부터 불과 160년이 지난 지금 인류를 위한 마지막 혁명적 진화단계인 4차 산업혁명에서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 Vehicle)의 출현을 앞두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주변 상황을 판단해 주행하거나 멈추는 차량이다. 전문가들은 2035년에는 전 세계 차량의 25%에서 2040년에는 75%가 자율주행차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율주행차는 다양한 첨단 IT기술이 융합된 바퀴 달린 전자제품이다. 우선 주변 상황을 인지하는 눈이 가장 중요하다. 앞차와의 거리를 판단하려면 공격형 눈이 필요하고 주위의 위험을 인지하려면 방어형 눈이 필요한데 그 기능을 모두 갖춘 고도로 진화한 눈은 무엇일까.
라이더(LIDAR)다 라이다는 빛(Light)과 레이다(Radar)의 합성어로 전파 대신 빛을 발해 반사돼 돌아오는 것을 받아 거리 등을 측정해 3차원 영상을 만드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이다. 기존 레이더는 멀리 있는 물체를 잘 인식하지만 라이더는 100m 미만의 가까운 물체를 레이더보다 더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다만 라이더는 레이더보다 높아 비가 올 경우 약한 점이 있어 자율주행차에 이 양쪽을 장착해 사용하기도 한다.
운전자의 감각을 대체하는 것으로 라이더와 레이더만으로는 부족하다. 소나, GPS, 주행거리 및 관성측정 장치, 각종 경보 시스템, 어드밴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dvanced Smart Cruise Control) 장치와 긴급 제동 시스템 등 각종 보조 장치에는 센서가 많다. 이들 센서, 카메라, 라이더 등을 통해 수집된 주변정보는 인공지능(AI)이 융합, 분석한 후 필요한 정보를 추출해 운행,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데 사용한다. 물론 이 일련의 과정은 5G라는 안정적이고 빠른 통신망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커넥티드 카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처럼 자율주행차에는 인공지능까지 쓰이지만 GM과 BMW는 자동차 운행정보와 데이터를 블록체인 기술까지 활용해 공유하며 시스템 개발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차의 약점인 운행 데이터의 위변조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과학기술부 등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GM이나 구글 웨이모(Waymo) 등이 라이더를 많이 쓰는 반면 테슬라는 라이더가 비싸서 쓰지 않는다. 그 대신 더 많은 레이더와 초음파 센서, 그리고 카메라에 의존해 자체 인공신경망을 개발하여 인공지능이 거리판단과 사물인식을 하면서 운전하는 방향으로 연구 개발 중이다.
기존의 자동차 메이커 뿐만이 아니라 구글, 애플, 인텔 등 IT기업까지 진출한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진행중이지만, 그 완성 즉 제4 단계(Level 4)에의 참가는 예상보다 늦다. 자동차기술자협회(SAE;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는 자율주행차의 기술단계를 0에서 5단계로(Level Zero~5) 구분하고 있으나, 현재는 3단계(Level 3)로 4단계부터가 진정한 자율주행차이다. 3단계는 조건부 자동화 단계로 평소에는 자율적으로 주행하지만 최종 통제권은 운전자에게 있기 때문에 위험 상황에서는 인간이 직접 운전하는 단계다. 제4단계는 (Level 4) 고도자동화 단계로, 일정 지역 내에서 운전 시 리스크나 돌발상황에서도 탑승자는 일절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이 4단계의 실현이 더딘 이유는 운전환경이 아직 복잡하기 때문에 어떤 돌발상황에서 인간의 안전을 기계(인공지능)에만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 운전 시 약 10초 후의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자율주행차의 최대 장점인 안전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것이다.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의 장점은 많다. 차내에서의 시간적 여유와 쾌적한 공간이라는 거주성이 있다. 노약자나 어린이도 운전면허증 없이 탈 수 있다는 편의성도 있다. 법규 위반, 난폭, 음주, 보복운전 등을 줄여 한 해 평균 100만 명의 교통사고 사망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안전성이 있지만 4단계 진입 전에 사회적 합의(Consensus)로 해결해야 할 법적 윤리적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다. 고장 난 트롤리가 질주할 때 다수를 구하기 위해 소수를 희생시킬 수 있느냐의 판단 문제다. 즉, 고속 자율주행차 앞에 갑자기 5명이 나타났다고 가정하자. 직진하면 그들을 치고 방향을 바꾸면 탑승자가 다칠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떤 알고리즘에 의해 순간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까?
해결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트롤리 딜레마에서 최종 결정권은 인간에게 있으며 순간적이지만 이성적 판단 중추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4단계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에 도덕적 결함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트롤리 딜레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율주행차는 출시돼선 안 된다. 눈과 자동차는 진화했지만 뇌의 이성적 판단 중추와 행복을 느끼는 쾌락 중추는 아직 그들만큼 진화하지 못한 것 같다.
[진의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현) 소프트랜더스 고문/서울대 산학협력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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