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 근황을 써보려고 해.
지금으로부터 약 4개월 전에 계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핑계로 재작년에 받았어야 할 국가건강검진을 건너뛰고 2년이 훌쩍 지나갔다.
30대 후반이 될 때까지 기본건강검진 말고는 제대로 검진한 적이 없었는데 예전부터 나에게 갑상선 쪽이 부은 것 같다고 했던 엄마 말씀이 떠올라 이번에는 기본검진+추가로 갑상선을 검사해보기로 했다.
내가 받을 검사를 한 번에 마칠 수 있는 병원을 찾아 회사와 가까운 일산 국립암센터를 선택!기본검진, 갑상선과에 각각 전화예약을 했는데 규모가 있는 곳이라 한 달 정도는 기다린 것 같다.
건강검진 당일 기본검진부터 갑상선 검사까지 2시간가량 걸렸다.
처음 받는 갑상선 검사는 피검사와 갑상선 초음파이 두 가지 검사로 갑상선을 진단했다.검사 결과는 2주 뒤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미뤄뒀던 검사를 모두 마치고 나니 가벼운 마음이 들었다.
드디어 검사결과 당일 두둥! 우편으로 결과지가 도착했다.나보다 남편이 먼저 퇴근하고 긴장하는 나 대신 먼저 결과를 확인해줬는데 갑상선 검사 결과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의심.
갑상선저하증은 들어봤지만 갑상선항진증은 처음 들어봤다.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낮을 것, 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높을 것.
이날부터 갑상선 항진증에 대한 폭풍 검색에 들어갔다.항진증에 나타나는 증상을 확인해 보니 내 증상과 거의 일치했다.
그동안 전조증상이 있었는데 제가 자각하지 못하고 쉽게 넘긴 것 같다.
*내가 겪은 항진증 증상
1.조금만 말해도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숨이 차서 힘들었다.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도 갑자기 숨이 차서 말하기가 힘들어 계단을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찼는데 결혼하고 나서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아 운동 부족이라고 생각해 극복했다.
2.심장 두근거림, 긴장감, 결혼 전 강사 일을 하고 강단에 섰을 때나 사람들 앞에서 긴장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시작 전부터 심장이 뛰고 긴장감이 심해 떨리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사람들에게 전달될 정도였다.그리고 평소 가만히 있는데도 맥박이 높았다.(1분에 110회 정도)
3.더위, 땀흘림 수족냉증을 달고 살았는데 갑자기 몸의 열이 많아져서 작년 겨울에도 사람들이 추워할때 혼자 시원하다고 좋아했었어 ㅋㅋ 게다가 잘때도 더워하고 땀흘려서 이상했는데(눈물)
4.식욕 증가, 남들처럼 평범한 식욕을 가졌지만 결혼하면서 마음의 여유가 찾아왔는지 임신한 것처럼 식욕이 늘어 남편이 의심하고 있었다.ㅋㅋㅋ더 놀란건 먹는것에 비해 몸무게 변화가 전혀 없었다.
5.화장실 횟수를 하루에 두세 번 정도 큰 볼일(?)을 봤지만 소화력이 좋다는 생각에 그냥 넘어갔다.
6.피곤해도 쉬어도 피곤한 느낌, 하지만 평균적으로 늦게 자는 편이라 수면 부족으로 피곤하다고 생각해 극복했다.
7.다리가 부들부들 움직이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할 때 가만히 서 있다가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힘이 빠진 적이 있었다.
증상을 나열해 보니 이렇게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니 내 몸에 괜히 미안했다.
다시 국립암센터 갑상선과에 예약을 했다.확실한 결과를 위해 피검사를 다시 한다고 한다.
이제 긴 치료가 시작될 것 같다.이렇게 된 일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치료를 제대로 받자고 다짐했지만 힘을 내고 싶어도 힘을 내지 못하는 체력에 기분은 끝없이 떨어지고 마음 한구석에는 우울함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