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울고 함께 웃는 삶|김재원(KBS 아나운서)
| 내 인생의 말 – 로마서 12장 15절
| 김재원 – KBS 아나운서, KBS 1TV ‘아침마당’ 진행자
20대 말경 미국 유학 시절 혼자 있던 아버지가 중풍에 쓰러졌다.
나는 서둘러 귀국하여 병원 생활을 시작했다.놀랄 틈도 없이 아버지의 보호자가 됐고, 아기 때 아버지가 나에게 해준 것을 그대로 해줬다.
두 달 정도 됐나?병원 보조 침대에 누워 무심코 보던 TV에서 KBS 신입사원 모집 공고가 나왔다.”나도 아나운서를 해볼까?” 어린 시절 꿈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내뱉은 한마디에 아내는 대답이 없었다.
다음날 여의도에 들러 입사지원서를 받아온 아내 덕분에 나는 아나운서가 됐다.
[마이크의 무게를 눈치채고]
병원에서 출퇴근할 때 받은 강도 높은 연수 후 회사 방침에 따라 1년간 지방 근무 발령을 받았다.춘천의 방송사와 서울의 병원을 오가던 나에게 주어진 첫 전국 방송은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성덕 바우만을 위한 골수 기증 캠페인 특별 생방송이었다.
춘천에서 생방송을 마치고 병실을 찾았을 때 병실 가족들은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내가 KBS 대표 아나운서가 되겠다며 내 미래를 축복해줬다.아버지도 눈물로 격려해 주셨다.
칭찬과 흥분이 가라앉을 무렵 사고로 두 다리를 잃고 의족을 단 채 재활치료를 받던 한 중년 남성이 나를 불렀다.
수고했어 화면이 잘 나왔네. 말투도 수려하고. 그런데 골수기증은 하셨나요?
어? 아! 골수 기증이요? 아, 아니요.
“아, 그래. 아마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 그럼 헌혈은 하셨나요?”
“아, 저는 생각을 못했어요.”
아, 그렇구나. 난 그냥 말을 잘하니까 당연히 한 말인 줄 알았어. 그럴 수 있지. 제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
약간 들떠 있던 나는 해머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많은 백혈병 환자를 위해 골수기증을 하라고 외친 나는 부끄럽게도 아첨을 하고 있었다.
행실이 없는 신념보다 더 무섭고 초라하며, 행실이 없는 설득.나의 자신감 넘치는 외침은 허공을 날리는 메아리에 불과했다.
병실을 나와 춘천행 막차에서 나는 앞으로 들 마이크의 무게를 생각했다.다음날 조혈모세포 기증을 서약했다.
매일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나는 이 시대의 기쁨과 아픔을 마주한다.기뻐하는 자들과는 함께 웃고 슬퍼하는 자들과는 함께 우는 것이 (로마서 12:15) 나의 사명임을 안다.
자살 유족이 겪는 고통을 알리고 산재 피해 청년 부모들의 피눈물 어린 절규를 들으며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것은 나의 주된 업무이자 사역이다.
이들의 아픔을 단순히 말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우는 것은 어떤 것일까.
아무리 고민해도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방송이 끝나고 얇은 봉투를 건네는 것은 오히려 부끄러움만 더 커질 뿐이다.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조차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6년 전 대학입시를 치른 아들이 수시모집과 정시 지원에서 10여 차례 불합격을 겪었을 때 절친한 친구의 아들은 명문대에 일찌감치 합격했다.
입으로는 축하를 하면서도 마음으로는 함께 즐기지 못했던 내가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오히려 내 일이었으면 조금 쉬웠을 텐데 아들이 느끼는 좌절감을 생각하면 함께 기뻐하기가 더 힘들었다.
‘함께’라는 단어에는 단순히 곁에 있는 것 외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예수님은 죄인인 나와 함께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셨다.심한 고통과 치욕을 참고 내 죄에 속했다.그분과 함께 운 후 그분의 부활의 기쁨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내 희생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들의 아픔 앞에서 함께 울 수 없고, 내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그들의 기쁨은 내 것이 될 수 없다.
공감도 감정이입도 연민도, 함께하는 사랑이 없으면 공허할 뿐이다.
[하나님의 마음을 떠올리며]
4년 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여전히 조혈모세포 기증 의사가 있느냐는 전화였다.당연히 기증 의사를 밝히고 유전자 검사를 했고 친절한 설명을 듣고 수술 날짜를 기다렸다.
하지만 환자 상황이 바뀌면서 기증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짧은 기도뿐이었다.
나는 여전히 내가 필요한 누군가를 기다리며 그들과 함께 웃고 울기 위해 오늘 아침에도 카메라 앞에서 위로의 마이크를 잡는다.
- 생명의 삶 2021년 6월호 내 인생의 말씀(p.175)
[오늘의 칭찬]
Shout to the Lord | 나의 구세주 예수님
Lyrics & Musicby Darlene Zschech | Songby Onnuri Worship (온누리 워십)
Shout to the Lord | 나의 구세주 예수님 Lyrics & Musicby Darlene Zschech | Songby Onnuri Worship(온누리 워십)
나의 구주 예수님, 주님 같은 분은 없네.내 생애에 찬양하는 놀라운 주의 사랑을 위로하기 위해 피난처가 되신 주님, 내 영혼을 다해 주님을 경배합니다.
온 나라가여 주께 외쳐라 능력과 위엄의 왕이 되신 주산과 바다를 외치며 주님의 이름을 높이 연주하신 것 기뻐하며 노래하며 영원히 주님을 사랑한다는 하나님의 약속 나 받았네
My Jesus My saviour Lord there is none like You All of my days I want to praise The wonders of Your mighty love
My comfort my shelter Tower of refuge and strength Let every breath all that I am Never cease to worship You
Shout to the Lord all the earth let us sing Power and majesty praise to the King Mountains bow down and the seas will roar At the sound of Your name
Ising for joy at the work of Your hands For ever I’llove You forever I’ll stand Nothing compares to the promise I have in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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