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 장르인 듯 어르신들이 흥에 취해 흥얼거리는 노래인 줄 알았던 트로트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그 중심에 선 사람이 바로 ‘트로트 퀸’ 송가인이다. 무대에 선 트로트퀸에 그동안 숨죽였던 많은 이들이 열광했다.삼천리에 채색된 3,000일의 담금질

송가인은 자고 나서 스타가 됐고 휘발성인 줄 알았던 그 스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지속성까지 장착한 채 오늘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송가인이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것은 2019년. 그러나 여전히 송가인 신드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금 더해서 신드롬은 역사를 만들고 전설로 변신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송가인은 중학교 2학년 때 판소리를 시작해 중앙대에서 국악을 전공했다. 그러던 중 진도씻기 굿 전수교육 조교인 어머니의 권유로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그녀는 2012년 10월 본명인 조은심으로 ‘산바람아 강바람아’, ‘애가’ 등이 실린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하지만 7~8년간 활동 거점이었던 호남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 단위 무대에서는 철저히 무명 가수로 살아야 했다.
불안감은 늘 있었지만 팔자주름인 줄 알고 욕심을 냈어요. 실제로 가족회비도 내지 못하는 상태라 형들에게 “돈도 못 벌고 뭐 하느냐”고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 근데 지금은 그때랑 많이 달라요. 가족대우도 달라졌고 전화해도 친절하게 대해줍니다. 예전에는 “늘 집에만 있냐”며 면박을 줬지만 지금은 그렇게 다정하지 않습니다.(웃음)
우는 것보다 웃는 일이 많아진 터닝포인트는 뭐니 해도 <미스트롯>. 그녀는 <미스트롯>을 통해 스스로 기쁨을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그녀의 노래를 듣는 팬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했다.
곳곳에서 트로트퀸 송가인을 찾다 보면 요즘 그녀는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트로트 무대는 물론 향긋한 입담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종횡무진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과 ‘이별의 버스 정류장’을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송가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를 기다리는 팬들의 쇄도는 공항에서도 이어진다. 그가 공항에 온다는 소식만으로도 대규모 팬들이 출동할 정도로 아이돌답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서 공항은 송가인에게 인기를 확인하는 바로미터 같은 곳이 됐다. 올해 초 JTBC 예능 <한끼줍쇼>에서 송가인과 함께한 이경규는 “공항에서 아저씨들이 소리를 지르는 등 난리가 났지만 사실은 콘서트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송가인을 데리러 온 팬이었다”고 말했다.
송가인바라기들의 남다른 오타생활

하나의 신드롬이 되고 있는 송가인의 인기는 트로트 열풍 속에서도 압도적이다. 아이돌 가수의 전유물로 여겨온 ‘팬덤’이 송가인을 중심으로 트로트계에도 굳건히 자리 잡았다. 송가인의 공식 팬카페 ‘어게인(Again)’은 가입자가 4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다른 아이돌 가수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 중에서 투표를 통해 지역장을 선출하여 지역별로 정보를 공유하고 송가인 측에 전달하여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노인이라 선물이 각별해요. 홍삼, 배즙, 공진단 등 건강과 관련된 고퀄리티 선물을 보내주실 거예요.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무대에 설 때마다 박수와 맞짱은 물론 열렬히 환호해주는 팬 덕분에 목이 아파도 다 잊고 부를 수 있는 힘을 얻곤 합니다.
어게인 회원들의 송가인 사랑도 남다르다. 팬카페에 송가인의 영상과 사진, 스케줄 등을 올리는 것은 기본, 주요 팬층이 중·장년임을 고려해 음원사이트를 설치하고 가입하는 방법부터 반복 재생을 통해 음원차트 순위를 올리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안내하며 아이돌 팬덤 못지않게 조직적이고 열정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송가인의 인기는 BTS와 비슷하다. 일부 중장년층이 아이돌 팬덤에 버금가는 ‘화력’을 발휘하는 이례적인 문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송가인의 인기에는 유튜브 문화도 한몫했다. 유튜브에 익숙한 일부 중·장년층이 팬덤 문화에도 익숙해지면서 송가인의 다양한 콘텐츠를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BTS 이 유튜브로 국경을 넘었다면 송가인은 유튜브로 세대를 넘어선 셈이다.
감동을 담은 목소리, 스토리를 가득 채운 트로트

안티 없는 송가인은 스토리로 가득 찬 스타다. 어려웠던 무명생활 이야기이자 <미스트롯>에서 애틋한 노래를 부를 때마다 움직인 빅데이터는 송가인 스토리의 힘을 말해준다. 대중음악평론가 강태규는 송가인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이른바 스토리가 있는 가수다. 가수가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가창력을 인기의 원인으로 꼽겠다고 밝혔다.
트로트뿐 아니라 다양한 곡으로 변주하고 있지만 여전히 저는 정통 트로트에 가장 강하다고 생각해요. 자신 있는 부분인 만큼 정통 트로트를 널리 알리고 지켜나가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역할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통 트로트가 널리 대중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송가인은 스타덤에 오른 뒤 정규앨범을 내기도 했다. 앨범 <가인>과 함께 발표한 더블 타이틀곡 ‘엄마 아리랑’, ‘이별의 영동선’이 그것이다. 송가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최근 KBS ‘트로트 전국체전’을 통해 자신과 같은 꿈을 꾸는 이들을 위해 오디션 감독을 맡은 것이다. 〈트로트 전국체전〉은 ‘대국민 트로트 꿈나무 프로젝트’ 오디션으로, 송가인은 전라도 지역 감독 역을 맡았다. 기존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각 지역에 숨은 진주 같은 신인을 발굴해 현역 트로트 가수와 스태프가 직접 훈련하는 만큼 자존심을 건 트로트 대결을 펼쳐 전 국민을 트로트로 대통합할 예정이다.
돌이켜보면 정말 분주하게 달려온 것 같아요. 2020년은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여유롭고 행복하게 보내고 싶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출처 한국공항공사 <AIRPORT FOCUS> 7+8월 호글강석봉 사진 포켓돌 스튜디오 메인 페이지입니다.www.airportfoc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