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서 우는 바람소리 – 이정옥
숨어서 우는 바람소리(1993 MBC 신인가요제 대상곡)
이정옥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집 창가로 길을 떠난 소녀처럼 하얗게 밤을 새우고 있는 차 한 잔을 마주하고 앉으면 그 사람의 목소리인지 숨어 있는 바람소리, 둘이서 걷던 갈대밭 길에 달은 지고 있는데 잊으면 왜 눈물이 날까요.아아, 영원히 사라진 사슴처럼 그리움이 돌아오니 쓸쓸한 갈대숲에 숨어서 우는 바람소리
둘이서 걸었던 갈대밭 길에 달은 지고 있는데 잊으면 왜 눈물이 날까요 아아 길을 잃은 사슴처럼 그리움이 돌아오니 쓸쓸한 갈대밭에 숨어서 우는 바람소리
1993년 MBC 신인가요제에서 ‘숨은 바람소리’로 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데뷔했던 가수 이정옥이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198090년대 변진섭 박강성 한혜진 등을 배출한 MBC 신인가요제는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사와 함께 스타 가수들의 산실이었다. 특히 이정옥도 이때 대상을 수상한 곡인 ‘숨은 바람소리’로 10년 넘게 사랑받아 왔다. 이 곡은 2000년 후반까지 한국인이 좋아하는 발라드 곡인 TOP 100에 항상 들 정도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대중은 그 곡을 불렀던 가수 이정옥의 얼굴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상 이후 곡은 히트했지만 정작 이 곡을 부른 이정옥은 곧장 지방으로 내려가 가수 활동을 접었기 때문이다.
이후 뜻하지 않은 계기로 이정옥은 다시 가요계에 돌아오게 됐다. 이정옥 측 관계자는 “이정옥이 TV 시청 중 초기에 밴드 활동을 하던 중 친하게 지내던 선배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반가워 수소문 끝에 연락했지만 “잘 기억이 안 난다”는 냉담한 답변만 듣게 됐다”고 말했다. 그 무렵 택시에서 라디오를 듣던 중 청취자들의 신청곡에서 내보내는 은신풍음이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여서 충격을 받았다.이 때문에 친한 동료이자 동생인 가수 한혜진에게 자문을 구했고, 한혜진은 다시 가수 복귀를 권유해 용기를 얻은 이정옥을 가수로 컴백할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컴백 과정도 쉽지 않았다. 가족이 있는 청주에서 라이브 카페를 직접 운영하며 노래하기 시작했고 또 음반을 냈다. 하지만 오랜 공백기로 동명이인 가수 때문에 자신의 활동에 발목을 잡혔다. 이 때문에 이다래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어졌다.
그리고 지금의 매니저를 만나면서 이정옥은 자신의 이름을 되찾고 활동을 시작했다. 변함없는 미모를 자랑하고 있는 데다 가창력도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또 다른 실험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정옥은 러시아 음악에 정통한 프로듀서와 함께 음반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적 감수성에 잘 맞는 러시아의 멜로디에 이정옥의 폭발적인 가창력이 결합돼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