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흐름 기여인물 파악부터 한국의 기초과학 부흥 전망?

교육부, ‘UN세계기초과학의 해’ 한국 선포식을 갖고 김근배 교수 ‘과학자 대신 과학자 호칭’ 제안 “지역대학과 연계해 인재양성 구축 필요” “기초과학이 오르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분들과 진행된 사업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연구의 핵심으로 기초과학을 유치시키려 했던 과거 시기에 주도적으로 역할을 했던 인물을 기억해야 한다.(김근배 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유엔이 선정한 ‘세계 기초과학의 해’를 맞아 국내 기초과학 흐름을 파악하고 역할을 했던 인물을 기억하자는 제언이 나왔다. 김근배 교수는 발제를 통해 기초과학 역사를 설명하고 과학자를 ‘과학가’라고 호칭하는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열린 ‘대학과 함께하는 2022UN 세계기초과학의 해 한국추진위원회’ 출범에 이어 19일 서울대 문화회관에서 ‘2022UN 세계기초과학의 해’ 한국 선포식을 가졌다.

이날 현장에서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해진 의원, 오세정 서울대 총장, 이광복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MICHELSPIRO(IUPAP 총회장·IYBS SD추진위원회 회장), 이영아 국립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장이 선포식 개회와 선언문 낭독을 진행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기초과학은 말 그대로 과학의 근간이자 토대다. 그러나 최근 과학기술산업의 경제적 가치가 강조되면서 우리나라 기초과학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대학이 기초과학의 마지막 보류지만 많은 대학이 기초과학에 대한 힘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연구를 진행하는 많은 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감사하다. 지역 대학의 위기가 심각한 상황인 만큼 서울대는 지역 대학과 교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기초과학 역사 잊지 말고 되돌아봐야 미래 열린다

전북대 과학학과 김근배 교수는 한국 해방 이후 현재까지 기초과학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과거 기초과학이 현재보다 중요시되던 시기에 크게 기여한 인물과 사업 진행에 대해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카오스사이언스 유튜브] 개회와 선언문 낭독 후 백민경 워싱턴대 박사와 이정은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가 과학특강이 진행됐다. 이어 김근배 전북대 교수는 ‘한국 기초과학 연구정책의 역사와 전망’을 주제로 발제했다.

발제 후 토론에는 이준호 전국자연과학대학원협의회장, 이상욱 한양대 교수, 최선희 충남대 교수, 박기범 STEPI연구원, 이석봉 대덕넷 대표, 송창원 서울대 생명과학부 대학원 자치회장, 하유경 교육부 학술진흥과장이 참석했다.

김근배 교수는 시대별 기초과학 역사와 현재의 문제점 및 가치 창출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대학의 과학연구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1977년부터 본격화됐다. 한국과학재단이 설립되고 대학의 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제도가 생성되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이 시기 이후 대학의 과학연구 하면 누구나 과학재단을 떠올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부분이 있다. 대학 기초과학 연구에 매우 중요한 기여를 한 사업 중 하나는 바로 ‘문교부 기초과학연구소 육성사업’이라는 사실이다. 이 사업은 1999년 약 20년간 장기간 지원이 이뤄졌다. 1989년에는 30개 연구소에 100개 특성화 분야를 지원했다. 또한 연구소 단위로 특정화 분야·공동연구·대학원 강화에 중점을 두어 대학 기초과학 연구기반이 형성되는 데 매우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특별한 해를 1989년으로 설명했다. 이 시기에는 기초과학연구진흥 원년 선언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문교부가 기초과학연구진흥법을 제정했다. 제정된 뒤에는 다른 법에 우선한다던 특별법의 지위도 얻게 됐다.

그는 “서울대 조원규 박사, 서울대 장세희 교수, 이상희, 정근모 박사는 1989년 시기 기초과학 지능을 위해 노력했고 현재 기초과학이 올라가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그럼에도 이분들을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기초연구의 핵심으로 기초과학을 유치시키려 했을 때인 이 시기에 주도적으로 역할을 했던 인물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후에도 우수연구센터 사업·두뇌한국(BK)21 사업·학술진흥재단 기초과학연구지원 사업 등 시기별로 기초과학에 기여한 사업의 구성과 의미를 소개한 뒤 법령의 기초연구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법령의 기초연구 개념을 보면 기초연구란 기초과학 또는 기초과학과 공학·의학·농학 등과의 융합을 대상 분야로 하도록 돼 있다. 이미 2011년부터 2020년까지는 개정돼 공학·의학·농학 등에 바탕이 되는 기초원리와 이론도 기초과학이라고 한다.

그는 기초연구진흥법으로 전면 개정되면서 기초과학은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내용을 보면 과학은 모두 빠져 있다. 지금은 이 법령에 따라 기초과학정책의 추진 근거가 없어지게 됐다”며 비판하며 “국민에게 과학 리터러시를 제공하고 시민과 소통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 지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과학자는 사회적 인정과 존경을 받아 60년대까지 과학가로 불렸다. 과학자 활동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다시 과학자로 개칭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과학 한국 실현을 위한 의견을 제시했다.

◆기초과학을 되살리자! 인력양성, 인건비, 과학문화 흐름 파악 등 다양한 의견 도출

(왼쪽부터) 이준호 전국자연과학대학원협의회장, 송창원 서울대 생명과학부 대학원 자치회장, 이석봉 대덕넷 대표, 박기범 STEPI 연구원, 최성희 충남대 교수, 이상욱 한양대 교수, 하유경 교육부 학술진흥과장. 이들은 기초과학 발전에 대한 견해 및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카오스사이언스 유튜브] 발제 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한국 대학을 중심으로 한 기초과학 진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대학의 선순환 체계를 통해 인재 양성이 기초과학 역할에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성희 충남대 교수는 과학과 기술은 짝을 이뤄야 한다. 기초과학은 정부 주도하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투자 관리돼야 하며 인재 양성을 위해 지역 대학과 상생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기범 STEPI 연구원은 “우리나라 전체가 쓰는 기초연구비 비율 중 대학 분야는 4분의 1밖에 안 된다.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구분이 상실된 셈이다. 대학이 하는 연구를 보는 방향성과 출연연·기업의 역할은 무엇인지 중심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창원 서울대 생명과학부 대학원 자치회장은 젊은 층의 기초과학 기피 사례를 들었다. 그는 젊은 층 중에서도 기초과학을 기피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정부가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아 학생들의 인건비도 동결됐다. 따라서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는 학생들의 경우 생계 불안정이 생긴다”고 비판했다.

이석봉 대덕넷 대표는 “과학에 대한 상식과 한국 과학자의 움직임을 파악해야 내부에 동력이 생기는데, 그래야 과학계 외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과학의 영향을 줄 수 있다. 각자 연구에만 몰두하기보다는 서로를 파악해 과학문화 전체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이 끝난 뒤 박상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는 “앞으로 전국에 자연과학대에서 펼쳐질 연속 기획행사에서 사무국은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단백질과 인공지능의 만남! 숨어있는 구조패턴 찾기에도 문제없다

백민경 박사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단백질 구조 연구’에 대해 설명했다. 충분한 데이터만 갖춰져 있다면 AI와 융합해 원하는 단백질 구조 예측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사진=카오스사이언스 유튜브]백민경 워싱턴대 박사는 과학특강에서 ‘AI를 활용해 생명현상에 가장 기초가 되는 분자인 단백질 구조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단백질은 우리가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는 효소처럼 다른 분자를 분해하거나 합성하고 외부 바이러스나 세균에 맞서 싸우는 등 면역반응 황체를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한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형태와 사람의 수용체 구조와 결합됐을 때 복합체 구조의 형태인지를 알면 감염의 첫 과정을 이해할 수 있으므로 단백질 구조를 통해 생명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백 박사는 충분한 양의 학습 데이터 제공이 가능하다면 AI가 그 데이터 속에 숨어있는 패턴을 이해하고 원하는 현상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우리는 이미 10만 개가 넘는 단백질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런 학습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구조를 예측해주는 AI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자와 분자의 지문?…물질 스펙트럼

이정희 경희대 교수는 원자·분자만의 고유 에너지로 생성되는 스펙트럼을 인간의 지문에 빗대 설명했다. 인간 개인마다 지문 모양이 달라 구분 가능한 것처럼 고유의 진동 스펙트럼을 통해 우주물질 성분을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사진=카오스사이언스 유튜브] 우주에 있는 물질의 화학성분은 어떻게 분석할까? 이정은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에 따르면 지구상에서는 질량분석기와 다양한 실험 장비를 이용해 물질의 성분을 분석한다.

하지만 우주물질은 우리가 직접 우주로 가서 체취해 지상으로 가져오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매우 위험하다. 우주물질에는 ‘formaldehyde’와 같은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문학자들은 우주물질이 방출하는 스펙트럼을 관측해 우주물질 안으로 화학성분을 도출한다. 이 교수는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와 분자는 불연속적인 에너지 상태에 있어 하나의 에너지 상태에서 다른 에너지 상태로 이동할 때 그 차이만큼 에너지를 빛으로 방출하거나 흡수하면서 스펙트럼을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또 각각의 원자분자는 자신의 고유한 에너지를 갖기 때문에 그 에너지를 방출하는 특별한 파장만으로 스펙트럼을 형성하게 된다며 지구상에 있는 물질이나 우주 밖의 물질 구성 성분은 거의 같다. 그래서 실험실에서 원자와 분자의 스펙트럼을 미리 측정하면 고유의 진동 스펙트럼이 방출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물질의 성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어 그는 “사람들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지문 스캔을 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며 물질의 스펙트럼을 원자·분자의 지문이라고 비유했다.

이번에 개최된 선포식은 카오스 사이언스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선포식 이후 전국자연과학대학은 오는 7월로 예정된 ‘2022UN 세계기초과학의 해 세계 선포식’에 맞춰 ‘오픈사이언스’ 실현을 위한 국립대 실험실 습관 개방행사·초중학교 연계행사·토론회 및 발표회 등의 행사를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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