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23일 금요일까지는 단순한 목감기인 줄 알았다.특히 오른쪽 목이 아팠는데 단순 게릴라성 편도염, 인후염은 인생에서 익숙했기 때문에 약을 먹으면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밤 11시부터는 통증은 점점 심해져 오른쪽 귀까지 이어지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곳에 침을 삼키기가 너무 힘들어 고통을 목으로 쥐며 아침이 밝기를 기다렸다.
7시쯤 거울을 봤는데 오른쪽 얼굴 목 부분이 부어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심각할 줄 몰랐지만 그래도 곧 병원이 문을 열기 때문에 열심히 참았다.시간에 맞춰 인근 이비인후과로 향했지만 ’23-24일 휴업’
재빨리 발걸음을 옮겨 또 다른 병원을 찾았지만 역시 쉬는 날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인지 휴업 중인 병원이 많았다. 때마침 눈물을 흘린 까닭도 없이 슬펐다. 밤새 기다렸으니까-
그렇게 택시를 타고 좀 더 시내로 나갔다.다행히 문을 열어 대기자가 많았다. 그래도 기뻤다. 진찰 받을 수 있어! 20분 기다렸나? 내 차례가 돌아왔다.
내 목 상태를 봤더니 의사는 말했다.”이건 고름입니다. 지금 당장 짜내야 해요. 심각한 일이죠. 그 말을 듣고는 금방 무섭다기보다 빨리 고름을 빼달라는 생각뿐이었다. 밖에서 잠시 대기한 뒤 주사 한 대 맞은 뒤 다시 진료실 입장. 텅 빈 주사기가 목에 들어와 마취 없이 침입하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 느끼는 고통이었다. 그렇게 5-6번을 찔러서..
고름을 다 우려낸 상태에서 내게 말하는 의사.혼자 사세요? 아니면 부모님? 꼭 한 분과는 같이 자야 합니다. 기도를 막으면 사망할 수 있어요. 이것은 뜨거운 병입니다. 더 심해지면 큰 병원으로 가야 해요.”
그렇게 작은 병원에서 고름을 짜서 약을 처방받은 뒤 집에 돌아와 숙식이라도 했는데 약을 먹으려고 삼키는 순간 약이 목에 걸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한마디 한마디가 앞으로 쏟아지는 게 아니라 목 뒤로 삼켜지는 느낌. 그야말로 코가 아니면 숨쉬기가 힘들었다.
결국 서둘러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안산고대병원 응급실에 왔고 목이 아프다는 이유로 이것저것 많은 것을 확인해야 했지만 진찰을 받을 수 있었다.여러 가지 검사를 해서 걱정이었는데 솔직히 이걸 해야 한다. 저걸 해야 하는데 거부할 수도 없었어.휠체어 외에 침대에 누워 이동하기도 하고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결론은 단기 입원이었고 그렇게 급성 편도염에서 편도농양 직전 상태로 병실에 누웠다.
24일 당일 코로나19 검사가 나올 때까지 응급실에 있었다. 새벽 2시가 돼서야 나온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항생제가 함유된 링거를 계속 맞았고 멸균증류수라는 이 이상한 액체로 계속 양치질을 해야 했다. 양치질할 때 이상한 맛 때문인지 싫었지만 시키는 대로 해야 나는 빨리 회복되기 때문에 참고 양치질을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응급실에 오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휴대폰에 의지하며 시간을 보냈다. 어머니를 보내 나 혼자 병실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 짐을 하나둘 챙겼다. 휠체어를 타고 드디어 이동한다. 전체적인 이동은 모두 도와줬다.
그렇게 새벽 2시쯤 5인 병실로 이동했고 몇 가지 체크사항 후에 침대에 누울 수 있었지만 역시 병실이 편하긴 했다.
안산 고려대병원에서는 죽/밥 중 선택할 수 있었고 알약/가루약 중 선택할 수 있었지만 나는 목넘김이 편한 죽을 선택하고 식사를 잘해야 잘 낫는다는 선생님의 말에 가능하면 다 먹으려고 노력한 것 같다. 하지만 입맛이 정말 없었다. 잘 안 먹는데도 온몸이 부어 있다. 아마도 지속적인 항생제 때문인 것 같다. 밥은 전체적으로 좋았고 여기서 더 나아질까.안산고대병원은 간병인 없이도 입원 가능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원이기 때문에 밤낮으로 돌봄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비싼가? 암튼
오른손이 너무 불편해서 왼손으로 바꾸면 피가 흐르고..
입원일 아침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고 있었는데 이 시점에서 자주 왔다고 하셨다. 농양 직전이라 더 심각했다면 기도를 막거나 아래로 염증이 퍼져 이것저것 좋지 않았을 거라고.. 하루 항생제 투여를 충분히 했다고 확실히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병실 밖으로 산책을 나온 안산 고려대병원은 면회 시간이 평일 18:00-20:00 주말공휴일 10:00-12:00/18:00-20:00처럼 정해져 있었지만 별다른 불편은 없었다. 다만 보호자 출입증은 잘 관리해야 면회를 와도 보호자가 와도 나를 위한 사람이 분주하지는 않을 것 같다.
병문안과 동시에 작은 선물 🙂 ㅎ 이번에 느낀 것이지만 잦은 또는 작은 편도염도 매우 무서운 병이라는 것을 알았다. 급성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목이 메는 느낌을 직접 경험한 지 하룻밤 만에 내 숨이 멎는다고 생각하니 여전히 섬뜩하다.
삶이 힘들어 그만두고 싶다고 자꾸 내뱉었지만 막상 예상치 못한 때 끝나자 약한 인간일 뿐 두려웠다. 편도농양 직전 좋은 타이밍에 잘 치료받은 것 같아 감사하다.
조금 더 사이에 두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 기록은 편도농양 직전에 느꼈던 고통과 공포를 잊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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