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826. 조원규 – 『밤의 바다를 건너』

재건 골목 상가 앞 차도를 건너면 철로 한줄기 너머 좁은 언덕길 양쪽으로 회색 조개껍질 같은 집들이, 밤에는 어둡고 낮에도 어둑어둑한 남자들과 아이들의 거대한 포클레인이 독수리처럼 떠오를 때 밝은 것이 흐릿한 형태로 잠시 고요히 흐르는 듯한 경치 속 빛과 나무들 사이를 걸어 흐르지 않는 정경 속 언덕을 올라가 언덕을 내려가지 않는 풍경에서 내가 사라지지 않는다. 칠월의 과일가게를 지나 태양 속으로 쓰러지는 사람을 보는 내내 시끄러워도 단 한 번도 기척을 내지 못했던 인생 촉촉하고 메마른 그 자리에 누군가가 다시 살기 위해 자리를 열어 상처의 거리에서 거리로 이어지는 빛 넓은 해은별인가, 핏빛으로 잠시 적막 그리고 적막 너머 얼굴에 그래서 비의 거리 너는 창가에 서 있었지 가책에 갇힌 얼굴 하나, 수많은 빗방울 중 하나, 그렇게 서 있었다. 하나의 얼굴 하나의 슬픔, 후회. 하나의 미끄러움, 바라본다. 그리하여 너의 비밀은 살아간 절벽이 날아오르고 벼랑은 뿔뿔이 추락했다 너무 멀었을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멈춰선 너의 얼굴을 보러 가는 동안 손을 뻗는 동안 오랜 세월이 흐른 너무 자주 멈춰서였을까 아니, 한번도 멈추지 않아서였을까 『밤바다를 건너』- 저자/조원규-출판소/문학동네-출판시/2006년 9월 조원규-1963년 서울 출생. – 서강대학교 독문학과 졸업. – 1985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 – 시집으로 『이상한 바다』(1987)

재건 골목의 상가 앞의 차도를 건너면 선로에 한 줄기 저쪽에는 좁은 언덕길 양쪽에 회색 껍질 같은 집들 사이에 밤은 어두운 낮에도 어둡다 남자들과 아이들의 거대한 포크 레인이 독수리처럼 부각될 때, 밝은 것이 흐릿한 모양을 하고 당분간 조용히 흐르는 듯한 풍경 속의 빛과 나무 사이를 걸어 흐르지 않는 정경 속의 언덕을 오르는 언덕을 내려가서 흐르지 않는 풍경에서 내가 사라지지 않는다. 칠월의 과일 가게를 지나고 태양 속에 쓰러지는 사람을 보는 내내 시끄럽게도 딱 한번도 기색을 내지 못한 인생 수 있는 옻라고 마르다 그 자리에 누군가가 다시 살기 위해서 자리를 열어 상처의 거리에서 거리로 이어지는 빛의 넓은 바다 긴세이거나 핏빛으로 잠시 적막 그리고 적막 저편의 얼굴에 그래서 비 오는 거리 너는 창가에 서서 있더라 가책에 갇힌 얼굴 하나 많은 빗방울 속의 하나, 그렇게 서있었다. 하나의 얼굴 하나의 슬픔, 후회. 하나의 미끄러지면서 바라보다. 그리고 너의 비밀은 살아간 절벽이 치솟는 벼랑은 분산에 추락한 멀리 있었는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 네 얼굴을 보는 동안 손을 뻗어 동안 긴 세월이 흘렀다 너무 자주 멈추었기 때문일까 아니, 한번도 그치지 않았던 것 『 밤의 바다를 건너 』-저자/조·원규-출판소/문학 동네-출판 시/2006년 9월 조·원규-1963년 서울 태생-서강 대학 독문학과 졸업.-1985년 『 문학 사상 』을 통해서 등단.-시에서 『 이상한 바다 』(1987), 『 기둥만 한 다리 위에서 』(1989), 『 그리고 다른 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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