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도, 제주의 아름다운 세계자연유산마을, 월정리 짐빌레밭담장길, 제주밭담장은 1,000여년의 오랜 세월 동안 제주 선인들의 노력으로 이룩된 농업유산이자 제주인의 삶의 결정체이다. 바람을 뽑아 토양유실을 방지하고 소의 농경지 침입을 막아 농작물을 보호한다. 농지경계표지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렇듯 제주의 밭을 둘러싼 농부의 삶과 지혜, 그리고 제주 농업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농업유산이다. 제주도 전역에 분포하는 제주밭은 지역별 토양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길이는 약 2만 2천km에 이른다. 며칠 전 제주밭 담벼락의 진수 진빌레밭 담길을 걸었다. 진빌레밭담길은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에 조성된 밭담길, 제주밭담을 활용한 농촌 6차 산업화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제주밭담장과 제주의 농촌문화와 환경을 직접 체험할 수 있고 지역홍보를 위해 조성됐다. 제주 전역의 밭담은 2014년 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록됐으며 진빌레밭담길은 제주밭담의 특성을 가장 잘 지녀 밀집도가 높은 제주시 구좌읍 일대의 핵심밭담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진빌레 밭담길은 약 2.5km로 40분 정도 소요된다. 밭담길에는 ‘진빌레 제주밭담테마공원’과 전망대가 있다. 테마공원에는 쉼터인 진빌레정이 있는데, 코스를 걷는 동안 제주 밭담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밭담길이 해변과 인접해 있어 바다와 어우러진 밭담을 감상할 수 있다. 밭담길을 걷다 보면 밭 안에 무덤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은 산담이라 불리는 돌담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다. 제주 밭담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제주만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주변에는 만장굴, 세계자연유산인 제주 당처물동굴, 월정리 해수욕장 등이 있다.

제주밭담테마공원을 둘러보고 제주밭담장의 진수,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진빌레밭담거리로 들어선다. 이곳 진빌레밭 담장길에는 제주밭 담장의 원형이 살아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담장이 겹쳐진 듯 이어지듯 겹겹이 펼쳐진 풍경이 장관이다. 완전히 밭담과 밭담으로 이어지는 진빌레 밭담 길은 2.5㎞ 정도로 약 40분 정도 걸린다.


짐빌레밭 담장길로 들어서면 화산이 폭발해 흘러내리고 바다에 이르러 굳어진 검은 용암덩어리가 눈에 들어온다. 화산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용암이 덮고 있는 풍경이다. 진빌레의 ‘진’은 ‘길다’, ‘빌레’는 ‘납작하게 펼쳐진 암반’을 뜻하는 제주어다. 넓은 암반이 길게 이어진 지형을 말한다. 짐빌레는 지금으로부터 200만 년 전 바닷속 지하에서 마그마가 올라와 바닷물과 만난 강력한 폭발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제주밭 담벼락의 캐릭터 ‘마돌’이다 마들은 제주어로 돌무더기라는 뜻이다. 여기서부터는 마도르가 조성한 빌레밭 담장길을 안내한다.


맛들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이동하면 전형적인 제주밭 담장의 풍경이 눈앞에 아름답게 펼쳐진다. 제주밭 담장은 농부들이 돌을 하나하나 쌓아올린 결정물이다. 제주 밭을 에워싼 사람들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유산이다. 진가를 이곳 진빌레밭 담장길에서 느낄 수 있다. 화산섬 제주의 독특한 지형과 지질, 그리고 거센 바람을 느낄 수 있어 이를 극복해 온 제주인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웃을 배려하고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하고 농사를 통해 오랫동안 함께한 제주공동체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거무스름한 현무암으로 쌓아올린 밭담이 아주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밭의 담벼락에는 제주인의 지혜가 담겨 있다. 밭을 둘러싼 땅을 구획하는 기능을 넘어 농작물과 토양을 보호하려는 조상들의 지혜와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지혜는 밭담의 구조와 다양한 유형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밭담 만들기는 특별한 장인이 필요 없다. 돌과 돌이 서로 맞물리게 쌓기만 하면 된다. 잘 쌓으려면 보고 배우는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



밭담길을 걸어서 바라본 바람경이다. 전형적인 제주 농촌 모습이다. 쌓아올린 밭담 안으로 고구마와 콩이 익어 있는 계절을 준비하고 있다. 거무스름한 밭담 위로는 풍차 비슷한 풍력발전기가 소리를 내며 돌고 있다.


나지막한 언덕길을 따라 걸으니 멀리 정자가 눈에 들어왔다. 탐방객들이 쉴 수 있도록 만든 진빌레정입니다.



구릉지대에 있는 진빌레정에 오르면 사방팔방의 풍경이 드넓게 펼쳐지고, 검은 제주도의 검은 현무암으로 곱게 쌓은 밭담이 사방팔방으로 굽어지며 끝없이 펼쳐지는 풍경이다. 진빌레정 옆에는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진빌레정에서 바라보는 진빌레의 풍경이다. 시멘트로 포장된 밭담길이 이리저리 휘어지는 풍경이다. 짐빌레밭 담장 길은 농부들이 농사를 지으러 다니는 길이다. 길이 평지이지만 운동화를 신고 식수를 가지고 출발할 것을 권한다. 또한 그늘이 없으므로 낮에는 걷기를 삼가고 이른 아침에도 해질녘에 걷기를 권한다.

세계유산마을인 월정리 진빌레밭 담길 정정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본격적으로 걷기 위해 진빌레밭 담길로 들어선다.


검은 제주도 검은 현무암으로 쌓아 경계를 나눈 밭에는 콩이 익기 시작한 모습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이 밭에는 거의 ‘마들’과 ‘설덕’이 밭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한다. 머드는 파낸 돌을 쌓아올린 것을, 설덕은 암반으로 두껍게 쌓았거나 오목하고 가시덩굴 등이 무성한 곳을 가리키는 제주어다. 용암이 흘러내린 채 밭담과 연결되기도 하고 그 위에 밭담을 쌓은 풍경은 역동적인 자연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화산섬 제주라 볼 수 있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밭담 풍경이다.
제주시 월정리 진빌레밭담길


짐빌레밭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산담을 둘러싼 무덤을 볼 수 있다. 이는 제주도의 무덤 양식이 다른 지방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한눈에 봐도 산담은 밭담과는 다르게 쌓였음을 알 수 있다. 산담으로 둘러싸인 제주의 무덤 양식도 독특한데, 그 무덤이 이곳 진빌레밭 담장길에 있는 풍경이 독특하다. 제주인들은 산담까지 쌓아야 장례가 완성된다고 생각했다. 무덤을 죽은 자의 집으로 여기고 울타리인 산담에는 영혼이 드나드는 문도 만들었다. 그래서 산담은 죽은 자의 영역이다. 반면 밭을 에워싸는 것은 삶의 터전, 즉 산 자들의 영역이다. 그 두 영역을 한눈에 파악하면 삶과 죽음이 따로 있는 게 아님을 깨닫게 된다. 짐빌레밭 담장길은 이처럼 삶과 죽음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풍경을 전하고 있다.


제주 밭담은 쌓는 방식에 따라 바깥담 이중담 소나무담 혼잡담 등으로 구분됐다. 밭담도 종류가 여럿이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밭담은 일렬로 쌓은 외담으로 밭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겹겹이 쌓아올린 두 줄의 담을 말한다. 쌓인 밭은 다른 경작지에 비해 돌이 많이 나오는 곳인 경우가 많다. 소나무담은 크고 작은 돌이 모여 쌓은 넓은 밭담이라 해서 ‘소나무담’이라고도 한다. 잡담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자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밭담이다. 도로에 인접한 밭 안쪽에 맹사밭이 있을 경우 소나무 담을 일부러 그곳까지 닿도록 쌓아 맹사밭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길’로 걸을 수 있도록 했다. 제주 선인들의 인정과 배려가 담긴 밭담이다. 잡답담은 아랫부분에 조약돌을 쌓고 윗부분에 큰돌을 얹어 쌓은 독특한 밭담이다. 이는 개간 후 절개지 토양이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짐빌레 밭담길, 밭담과 캐릭터, 그리고 밭담을 둘러싸고 있는 식물송악이다. 밭담에는 사위 빵을 비롯해 인동덩굴 흰꼬리수리 등 다양한 식물이 밭담에 의지해 자란다. 이들 식물은 밭담과 경쟁하지 않고 서로 도우며 공존하고 있다.



‘천 개의 눈’ ‘만 개의 눈’을 가진 진빌레 밭담의 풍경이다. 혹자는 예쁘게 쌓은 밭담 사이에 구멍이 송송 뚫려 있는 모습을 보고 천 개의 눈을 가진 것 같다고 말한다. 구멍 뚫린 밭담 너머로 건너편 밭담에 내 눈의 초점이 맞춰진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진빌레밭담길


밭담장 한쪽에 세워진 공덕비이다.김해 김씨의 재일자손 공덕비이다. 공덕비가 밭 한쪽에 자리 잡고 있을까. 신경 쓰이다



진빌레밭 담장을 따라 걷다 보면 제주밭 담장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밭담장이 눈에 들어왔다. 혹자는 이렇게 제주밭 담장이 꾸불꾸불 이어지는 풍경을 보고 흑룡만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전형적인 제주 밭담 풍경이다. 검은 제주의 검은 현무암석을 쌓아올린 밭담장의 풍경과 노란 열매가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풍경이다.


짐빌레 밭담길에는 밭담 안쪽에 홈을 파고 도랑 옆에 다시 돌담을 쌓은 이중 밭담을 볼 수 있다. 이 특이한 구조의 밭담은 길보다 낮게 자리 잡은 밭에 있어 눈에 띈다. 도랑은 낮은 지대로 이어졌는데 이는 수로, 즉 물이 흐르는 길이다. 경작지에 난 수로는 일반적으로 농작물에 물을 주기 위한, 즉 밭 안으로 물을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다. 그런데 이 물길은 거꾸로 밭 밖으로 물을 빼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진빌레밭담길

천 개의 눈 너머로 밭풍경이 보인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진빌레밭 담장길은 약 2.5㎞로 짧지만 볼거리가 많은 길이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걷기가 매우 편하다.



진빌레밭 담장길 중간지점에서 종착지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정표다. 월정리 마을 일대는 용암동굴이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짐빌레밭 담장길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 줄기가 있다. 당점물 동물은 1995년 마을 주민들이 밭농사를 위해 중장비로 땅을 고르다 발견됐다.

진빌레밭 담장길을 걷다 보면 모래가 많이 섞인 밭을 쉽게 볼 수 있다. 월정촌은 바닷가에 가까운 밭일수록 모래가 가득하다. 거의 빌레와트(빌레와트)인데다 거친 바람에 모살와트까지 더해져 농사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진빌레밭 담장길을 따라 종착지로 이동하면 천연잔디가 가지런히 뻗은 야트막한 언덕 같은 모래언덕이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길가에서 사구길이 밭담 안으로 오솔길이 이어진다. 맹지로 이어지는 사구다. 사구에서 이런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면 맹지에는 마치 큰 봉분 같은 모래로 된 모래산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왕후나 왕후의 무덤인 능과 같은 모습이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진빌레밭담길



진빌레밭 담장을 따라 걸으며 바라본 제주의 풍경은 느긋하고 잔잔하다. 들판에 피어있는 들꽃들과도 눈을 맞추며 쉬엄쉬엄 걸으면 정말 좋다.



진빌레밭 담장길의 진수를 보여주는 풍경이다. 검은 제주의 검은 현무암으로 쌓아올린 밭담장의 풍경이 매우 독특하고 신기하다. 제주밭의 매력을 잘 보여주는 풍경이다.


짐빌레 밭 담벼락의 경작지에서는 주로 마늘, 양파, 쪽파 등 채소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월정리에서 생산된 채소류는 깨끗하고 맛있다는데 모래와 바닷바람으로 키운 것이 비결이라고 한다. 밭담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어떤 농작물이라도 지켜왔다.



이번에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빌레밭 담장길’을 걸으며 눈여겨본 밭담의 풍경이다. 밭담을 이용해 도랑을 낸 것처럼 경계를 나눈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일부러 저렇게 만든 이유는 밭에 돌이 많아서일까. 신경 쓰이다

짐빌레밭 담장길 코스가 끝나는 지점, 거대한 돌무더기가 눈길을 끈다. 언뜻 보면 자연스레 생긴 지형 같지만 옛날 빌레를 쪼개어 밭을 만들고, 밭 담을 쌓던 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쌓아올린 돌무더기 ‘마들’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짐빌레 지대에 위치한 많은 밭은 암석을 쌓아올린 ‘마드’와 암반으로 두껍게 쌓아올리거나 오목한 가시덩굴 등이 무성한 ‘설덕’이 밭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한다. 말들은 밭의 돌을 치우기 위해 쌓아 올리기도 했지만 돌이 필요한 사람은 쓰도록 쌓아 올리기도 했다고 한다.

짐빌레 밭으로 둘러싸인 길의 빌레다. 빌리지대는 비가 많이 오면 암반의 상태에 따라 물을 암반과 암반이 겹친 사이로 굵은 틈이 많으면 숨골이 되어 빗물이 고일 틈도 없이 빠르게 빠져나간다. 반면 두꺼운 암반이 넓게 펼쳐져 있어 거의 틈이 없으면 빗물이 빠지지 않도록 밭에 갇혀 버린다. 넓은 암반이 버티고 있는 밭은 비가 많이 오면 금세 물벼락으로 변하기 일쑤다. 물와트는 물이 고이는 밭을 가리키는 제주어다. 지금 이 밭이 물이 고이는 ‘물와트’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동부하수처리장이 보인다. 짐빌레 밭으로 둘러싸인 길의 종착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경계를 따라 밭담을 잘 쌓은 모습이다. 높이 쌓은 밭담의 모습인데,


밭담은 농업적 가치 외에도 제주의 미학을 대표하는 뛰어난 문화경관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해안에서 중산간지역까지 제주도를 띠처럼 두른 밭담은 그동안 중산간지대의 난개발을 막는 장치로 작용해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 역할을 해 왔다. 제주밭은 사회적·문화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짐빌레밭 담장길 종착지에 위치한 동부하수처리장 전경이다.


이번에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잠빌레밭 담장길을 걸으며 느낀 것은 제주밭 담장은 척박한 자연환경에 맞서 싸운 제주인의 삶의 역사이자 생존의 버팀목이었다. 따라서 밭담은 제주인의 개척정신과 지혜를 엿볼 수 있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며 살아온 여정을 담은 독특한 유산으로서 그 가치가 크다. 또한 밭담은 제주 미래관광의 핵심 코드로 기능하고 있다.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14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