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윤호 범죄 기네스북 – 기록으로 보는 범죄의 세계

국내 최초 범죄학 박사 이윤호 교수가 첫 번째 범죄 기록을 통해 범죄의 양상과 흐름을 이해하고 현재와 미래의 범죄를 예측하기 위해 범죄의 최초와 세계 기록을 모았다. 특히 ‘기네스북’이라는 타이틀을 조합해 재미와 지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범죄에 대한 이해도를 최대한 넓혔다.

범죄 기네스북은 지금까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첫 번째 범죄에 대해 살펴보면서 현재까지 범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더 빼놓을 수 없는 점이 ‘재미’와 ‘웃음’, 그리고 ‘눈물’이다. ‘범죄 기네스북’은 어두운 범죄의 기록을 논하는데, 그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희소성, 재미와 웃음, 그리고 이야기의 이면에 남은 슬픔 등이 잘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범죄소설과 같은 읽는 즐거움을 줄 것이다. 이 한 권이면 독자의 저녁이 외롭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기네스북을 통해 보는 기상천외한 범죄기록을 모은 책이다.경찰행정학과 교수를 역임한 범죄학자로서 저자는 범죄학의 대중화, 즉 대중범죄학의 상용화를 위한 목표로 이 책을 썼다. 범죄학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돋우기 위해 기네스북에 기록된 특이한 범죄 사례를 모은 것이다.

학자 특유의 딱딱한 문체가 몰입감을 다소 저해할 때가 있었지만 흥미롭게 소개하려고 애쓴 경향이 두드러진다.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가깝게 범죄학을 알릴 수 있을지에 대한 저자의 고심이 눈에 띄게 밟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범죄학의 세계가 상당히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를 예상했지만 범죄의 영역은 더 넓었다. 방화범죄, 사이버범죄 등은 물론 환경범죄, 기업범죄 부문은 아직 인지하지 못한 영역이었다. 범죄의 역사와 제도에 대한 부분을 다루는 한편 특이하고 황당한 범죄 기록으로 흥미와 재미를 주는 점에서 좋았다. 연쇄살인, 테러 같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범죄부터 환경범죄처럼 사회구성원으로서 관련된 범죄까지 많은 참고가 됐다. 범죄 기록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라 그래도 많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다.

흥미로웠던 몇 가지 기록에 대해 소개한다.

  1. 드레스덴궁 그린볼트 박물관 강도사건
  2. 2019년에 일어났기 때문에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신문 기사에 나온 사건이라 잘 알고 있었다. 마침 19년 말 드레스덴을 방문해 관심이 많았다.10억유로(약 1조3,000억원)의 보물을 강탈당한 사건. 세계 최대 규모의 강도 사건으로 기록됐다. 현재까지 범인이 밝혀지지 않아 보물의 행방도 알 수 없는 상태다. 현대 박물관은 최첨단 보안장치와 삼엄한 경비로 철저한 보안을 자랑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허술한 보안체계로 크게 놀랐다. 사라진 보물은 워낙 잘 알려진 보물이어서 해체해 매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안타까운 일뿐이다.

2) 세계 최고수익 3대 범죄조직

범죄로 얻은 수익은 철저히 은폐되기 때문에 정확한 수익 규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그래도 대략적인 규모를 추정할 경우 1위가 러시아, 2위가 일본, 3위가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범죄 수익보다 더 무서운 점이 있었다.러시아 마피아 조직의 보스를 체포했는데 모든 증인이 재판 전에 사망했다는 점, 그리고 이탈리아 마피아 이야기를 책으로 할 경우 작가는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점. 작가님 괜찮으세요? 러시아나 이탈리아 마피아들이 설마 한글책을 읽지는 않겠죠.

3) 세계 최악의 연쇄살인범

이 제목의 해당자는 콜롬비아의 페드로 알론소 로페즈라는 남자다.’안데스의 괴물’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그는 소아성애를 가진 연쇄살인범으로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를 돌며 300명 이상의 여아를 납치해 강간하고 잔인하게 살해했다(p70). 심지어 밝혀진 300명 외에 희생자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로 빈민가 출신 아이들을 표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천인공노하는 범죄자는 지은 죄에 비해 낸 죄의 대가가 터무니없이 약하다.그는 법정 최고형인 25년형을 받았지만 정신이상이라는 판정이 나와 교도소가 아닌 정신병원에 수감됐다. 그러다가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고 하나 이후 그의 행적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로페즈 외에도 138명의 10대 소년을 강간 고문 살인한 루이스 갈라비트라는 남자도 콜롬비아 국적이다. 콜롬비아에서 1853년을 선고했지만 최장 수형기간은 40년으로 제한된 데다 그가 경찰에 협조해 최종 형량은 22년밖에 되지 않았다. 22년 복역하고 출소한 것은 2021년. 신이 있다면 제발 그들의 죄를 벌해주길 바랄 뿐이다.

4. 인류 최초의 사이코패스

인류 최초의 사이코패스는 과연 누구일까.놀라지 마세요, 아브라함이다! 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이다. 그 이유는 아브라함이 아무리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해도 거리낌없이 아들을 죽이려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부인 사라가 아무리 말했다 하더라도 첩 하갈과 소자이스마엘을 쫓아낸 점도 사이코패스의 면모를 보인다는 주장이다. 저기요, 작가님, 정말 괜찮으세요? 저자는 이 이야기가 독일 철학자 아담 바이스하우프트의 저서에서 인용한 이야기이며 인용한 내용은 개인의 주장일 뿐임을 명시하고 있다. 저도 이 이야기는 작가님의 책에서 인용한(pp96~97) 것을 밝힙니다.

5. 경찰견

경찰견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참고사항이 있어!경찰견은 실제 임관한 경찰관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이들을 때리거나 다치게 하거나 죽이면 경찰관을 상대로 저지른 동일한 범죄로 간주한다. 즉 경찰견의 업무를 방해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 외국에서는 직무상 순직하는 경찰견에게는 경찰관이 순직할 때처럼 동일하게 장례절차를 진행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한국도 본받아야 할 점이 아닐까 싶다.

6.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곳

중국이다. 2018년에 이미 1억 7,000만 대가 설치됐다고. 덧붙여 감시 카메라 설치 비율은 아시아 지역에서 65%를 차지한다(2016년 기준). 한국도 CCTV가 곳곳에 설치돼 있지만 목적은 교통 통제와 방범용이다. 반면에 중국은? 아! 중국은 번역해서 읽을지도 모르니까 조심해!

7. 세계 최다 희생자를 낳은 방화 사건

슬프게도 이 사건은 대한민국의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2003년) 사건이다.승객 192명 사망, 151명이 부상한 사건. 단일 사건으로 평화시 최대의 인명살상을 초래한 사건으로 기록됐다고 한다.

사망자가 많아진 이유 중 하나.기관사가 세 차례에 걸쳐 승객들에게 좌석에 앉으라고 방송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마스터 키를 제거한 채(의도적이 아니더라도) 혼자 출입문을 열고 도주했다. 마스터 키를 분리하는 바람에 승객들은 열차 안에 갇혔고 이들은 모두 탈출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범인만큼 나쁜 놈이다. 세월호 선장이 생각나다. 미필적 고의 살인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왜 이런 최악의 유형이 하필 사건 당시 책임자였을까. 반복된 역사에 놀랐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사고가 또 발생한다면 잠자코 책임자의 지시를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독단적으로 자신의 살길을 찾는 것이 오히려 생존율을 높이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8. 세계 최악의 테러 사건

누구나 알 수 있는 대답일 것이다.911테러, 사상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이 테러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역사에 큰 파장과 영향을 미쳤다. 무서운 점은 이 테러로 촉발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9. 인구 대비 수형자 비율이 높은 나라와 낮은 나라

세계에서 수형자가 많은 나라는?미국 중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가 톱5다. 이건 별로 놀라지 않는 부분. 그러나 수형자 비율보다 인구 대비 수형자 비율을 파악하면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럼 인구 대비 수형자 비율이 높은 나라는?이번에도 미국이다. 그다지 놀랍지 않은 사실. 반대로 인구 대비 재소자 비율이 낮은 나라는? 기니비사우라는 나라가 1위. 다음으로 순위에 오른 나라로는 아프리카 3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이 있다. 예를 들어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16명을 수용하고 있다(미국은 655명). 그러나 기록만 놓고 보면 간과하기 쉬운 사실. 이들 아프리카 3개국은 치안불허로 유명한 나라인데, 이들 국가가 수감자 비율이 낮은 이유는 교정제도를 운영하고 유지하는 공권력이 사실상 미비하기 때문이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감옥에 가지 않는 살인범들이 으르렁거리고 있다는 이야기. 재소자 비율이 낮다고 치안도 좋을 것이라는 예측이 전혀 성립되지 않는 사례다.

10. 세계 최장 징역형 범죄자

14만1078년 형을 받은 태국의 차모이 티피아소가 1위를 기록했다.다단계 사기 등 경제범죄로 형을 선고받았다. 이런 황당한 형을 받은 것은 피해자의 상당수가 태국 왕족 등 최상류층이기 때문이라고 한다.(선고만으로 실질적으로 8년 동안만 수감생활을 했다고 한다.) 태국은 왕실 모독죄가 있는 나라. 왕족을 모독하면 외국인도 처벌받는 나라다. 태국에서는 범죄도 사람을 보면서 해야 한다.

11. 삼진아웃 제도

미국에서 시행 중인 제도로 중범죄를 세 번 저질렀을 경우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처하는 일련의 강제형량제도(p386)다. 2회 이상 폭력이나 강력범죄를 저지른 전과범이 또 강력범죄를 저지르면 25년 이상 종신형에 처하도록 법률로 명시(p387)했다. 한국에의 도입이 시급하다…….

1.

기네스북에 대해 몰랐던 사실.기네스북에 등재되려면 반드시 기록을 세운 사람이 직접 신청해야 한다!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된다고 해서 반드시 세계 최고 기록이 되는 것은 아니다.(p3). 공신력 있는 기록인 줄 알았는데. 의외의 사실이었다.

2. 삼진아웃 제도, 앰버 경보, 911과 112, 성범죄자 정보공개법 등의 법제도.이들 제도는 과거 일어난 사건에 대한 경계와 재발 방지 차원에서 탄생했다. 더 이상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할 목적으로 관련 법을 만들었다는 얘기다. 요즘 한국의 윤창호법처럼. 이러한 법률이 생기면서 사회는 강력한 제재를 통해 범죄 예방 및 범죄자 단속을 강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희생자가 나오기 전에 미리 만들어둘 걸 그랬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건이 터진 뒤 대안과 방지책을 마련하는 인간사회의 어리석음은 언제나 변함없다.….

3. 표지 및 일러스트는 저자 부인이 그렸다. 부부 두 사람의 합작으로 탄생한 책 저자에겐 더욱 각별히 의미가 있을 것 같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