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관(2017) ★★

EBS에서 이 영화를 틀어주는데 떫은 부산 사투리 때문에 끝까지 본 영화.부산 기장이라는 곳을 내걸고 홍보하는 것을 보면 부산 지역 촬영 영화로 부산시 측의 예산 지원을 받은 영화라고 생각된다.

영화는 별로였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부산 사투리를 제대로 보여줘서 그 매력에 채널을 돌리지 않고 봤다.영화 콘셉트를 보면 영웅본색, 홍콩 범죄 느와르 장르와 007 첩보 시리즈의 부산 로컬 현지화 코미디 패러디가 될 것이다.감독은 나와 비슷한 40대 정도의 중년 남성이라고 생각했다.

주윤발을 사랑하는 30대 부산 아저씨 ‘보안관’ 김현주 감독 magazine2.movie.daum.net

영화 곳곳에 영웅본색(1986)에 대한 오마주가 널려 있다.<영웅본색>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이 영화가 개봉한 시점(19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에 청소년기를 보낸 남자가 아니라면 누구일까.

당당하게 영웅본색의 영화를 보고 당당히 영웅본색의 메인 테마 음악이 흘러나온다

남자~ 라면 바로 이거야~폼에 살다가 폼에 죽는 멋진 의리의 삶을 부산지역 정서에 녹여 코미디물을 만들면 바로 이런 영화가 되겠구나 하는 느낌.좋아하는 것을 자신이 잘 살릴 수 있는 지역 정서에 녹여 끈기 있게 한 것은 인정한다.

‘삶아 뿔아’ 이런 지역색 대사 보는 재미

하지만 스토리도 모호해 상업영화 완성도 치고는 턱없이 부족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와의 전쟁>(2011)에서 본 사투리 잘하는 조연을 가끔 볼 수 있다는 눈요기가 꽤 좋았다.사실 감독이 부산 사람이라고 생각한 이유(김현주 감독은 부산 사람)가 이 영화에서 지역 주민들과 대사를 나눌 때 나오는 그 정서나 뉘앙스의 진면목에 감탄하려면 부산 출신이 아니면 쉽지 않다.사실 주인공 이성민 배우도 대구 출신이라 맛있어 보이는 부산 사투리는 아니다.(하지만 맛있어 보이는 경사도 사투리는 정말 좋았다)

부산 사람들이 들었을 때 와~ 이건 정말 자연스러운 부산 사투리라고 생각하는 배우는 초반에 딱 맞는 동료 조형사 역을 맡은 백승우나

조형사 역의 백승우는 부산 출신이다

주인공 최대호의 딸로 등장하는 강우아 같은 배우다.

강우아의 출생지가 경사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중고교는 서울 지역 출신이다.

<범죄와의 전쟁>(2011)으로 유명한 윤형빈 감독의 작품 <군도: 민란의 시대>(2014)의 조감독을 지낸 김현주 감독의 경력 때문인지(게다가 제작사도 윤형빈 감독이 이 영화의 제작사라서 그런지) <범죄와의 전쟁>(2011)에서 나오는 지역 배우들이 많이 출연한다.

대표적으로 조진웅, 김성균, 김혜은은 말할 것도 없고,왼쪽은 범죄와의 전쟁 조진웅, 오른쪽은 보안관 조진웅왼쪽은 범죄와의 전쟁 김성균, 오른쪽은 보안관에서 김성균왼쪽은 범죄와의 전쟁의 김혜은, 오른쪽은 보안관 김혜은 김정수 김종구 김홍파 등 지역 색깔이 강한 배우들도 있다.왼쪽은 범죄와의 전쟁의 김정수, 오른쪽은 보안관 김정수.왼쪽은 범죄와의 전쟁의 김종구, 오른쪽은 보안관의 김종구.왼쪽은 <범죄와의 전쟁> 김홍파, 오른쪽은 <보안관>에서의 김홍파, 심지어 배우들은 정말 잘 썼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다.조진(대구출신)은 부산 사투리는 아니지만 연기가 너무 자연스럽고,부산하면 바로 배정남(부산 출신),아첨하는 박 계장 역의 김광규(부산 출신),올드보이 존재감 배우 김병옥(그는 부산 사투리를 쓰지 않는 기장경찰반장으로 나온다),귀여운 사투리가 자연스러웠던 송여은(부산 출신),송여은과 김홍파우정출연한 정만식(부산사투리를 사용하지 않는 범죄자로 출연, 실제 목포 출신),박 선장으로 출연한 주진모(그도 부산 사투리를 쓰지 않는다),페이스부터 늘 존재감을 발산하는 현봉식(부산 출신),배우 현봉식존재감 없이 출연했지만 <기생충>(2020)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정은(영남아님) 등배우들이 보는 재미, 부산의 정서를 느끼는 재미로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우리가 남이~”라며 피보다 진한 지역 커뮤니티의 끈기와 배타성은 자연스러운 친화력과 자본의 공세에 금세 의리가 깨지고 말지만, 이 보기 좋은 지역색 이중성과 허위의식에 집중하기보다는 그저 하룻밤 소동처럼 그들의 갈라진 의리도 다시 부끄러운 선물로 회복하는 방식으로 이 영화는 우리 고향에 대한 인간미를 해치지 않게 한다.그런데 내가 불편했던 것은 무엇이냐면 영화에서 최대호(이성민)를 대우해주는 구종진 사장(조진웅)의 지나친 환대였다.물론 이러한 예우는 터무니없는 계산이 깔린 일종의 비즈니스에 불과하다는 반전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거기에는 구정진 사장에게 대우받는 최대호를 통해 인간적으로 살고 있는 지역 사람들을 대우해달라는 체면만 남은 인정 욕구가 느껴진다.내가 지금은 힘이 없어도 힘들 때 당신을 도왔으니 당연히 대우해달라는 보상심리 같은 거.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뻔뻔하지도 않고 여유도 없다.지역 주민을 교묘하게 이용해 먹기보다는 그저 그들에게 액면 그대로 보상을 해주고, 단지 정부나 거대 자본이 개발이든 건설이든 프랜차이즈든 제 갈 길을 걷는다. 지역 주민들도 순수함을 가진 자들은 힘이 없고 어떻게 자신의 더 많은 보상을 받고 그곳을 떠나야 하는지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영화에서처럼 이 정도 국수를 만들어 주는 친화력이라면 오히려 고마운 일이기도 하다.그래서 그 기장군 중년 남성 커뮤니티가 가진 소란스러움과 일상감이 지닌 동질감이 더 내 가슴을 이상하게 파고드는 영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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