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알고리즘 조작?!

[이 글은 매주 금요일에 발행하는 글로벌 영화산업 소식지 ‘팝콘 레터’에서 제가 작성한 기사를 모아놓은 것입니다. 더 많은 기사는 링크를 클릭하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프랑스 배급사 데모, 2021년 영화시장 요약, 알고리즘 조작 maily.so 넷플릭스가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2020년 공개돼 많은 논란을 빚었던 ‘큐티즈’가 추천되지 않도록 했다는 겁니다. 과연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알고리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논의 작품 <큐티즈>

넷플릭스 알고리즘의 원리부터 먼저 넷플릭스 알고리즘을 살펴보겠습니다.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은 크게 나누면 ‘유사 사용자 기반 추천’과 ‘유사 콘텐츠 추천’ 두 가지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유사 사용자 기반의 경우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용자로 분류된 다른 사람이 본 콘텐츠를 저에게 추천함으로써 중점이 ‘유사 사용자’를 어떻게 정교하게 묶느냐가 메인이 됩니다. 반대로 유사 콘텐츠의 경우 <부산행>을 재미있게 봤다면 비슷한 좀비 장르인 <#살아있다>도 재미있게 보자고 유추해서 추천하게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는 작품의 장르를 얼마나 세밀하게 나누느냐가 포인트가 됩니다.

작품별 장르 데이터를 더 자세히 넣으면 한 작품을 여러 요소로 나누어 추천하기도 합니다. <신종 감염 파이널 익스프레스>를 좀비를 위해 재미있게 봤는지, 공유 배우를 위한 것인지, 기차 액션을 위한 것인지, 작품마다 세부 태그를 달아 가중치를 부여해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좀비 때문이라면 <#살아있다>를, 공유 배우를 위해서라면 <도가니>를, 액션을 위해서라면 <미션 임파서블1>을 추천드릴게요.

마찬가지로 사용자에게도 태그와 유사한 정보를 모아서 추천하기도 합니다. 성별, 나라, 나이, 시청 시간대 등을 모아 ‘한국의 20대 여성들이 주말 오후 5시에 많이 본 작품’을 프로파일링해서 띄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넷플릭스에는 작품별 태그를 붙이는 ‘태거’가 있는데 작품을 5만 종(!)으로, 선호 그룹을 2000개 이상으로 나눈다고 합니다.

<큐티즈>의 알고리즘에서는,<큐티즈>의 알고리즘은 왜 조작했을까요. 바로 아동 성착취 문제 때문입니다. <큐티즈>는 프랑스 빈민가 소녀들이 댄스그룹 ‘큐티즈(귀여운 아이들)’를 결성하여 댄스 콘테스트를 준비하는 내용입니다. 11세 소녀들의 의상과 도발적인 춤이 노골적이고 선정적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 것입니다.

문제의 의상

이로 인해 미국에서 넷플릭스 구독 해지율이 증가하고 정치권에서 “아동 성착취를 부추긴다”는 비난이 들끓었습니다. 감독은 “실제로 11살 소녀들을 인터뷰했을 때 그들은 SNS에서 본 성적 이미지를 따라하고 싶었고 그 불편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현실을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 측 또한 “보수적인 가족 전통에 반대하는 소녀가 자유롭게 춤추는 이야기로 사회로부터 어린 소녀들이 받는 압박감을 보여준 것”이라며 선댄스 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임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알고리즘은 다른 넷플릭스로 해명은 했지만 <큐티즈>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알고리즘을 조정해 ‘개봉 예정’, ‘비슷한 작품’, ‘기타’, ‘인기 검색’ 등에 <큐티스>가 표시되지 않도록 조치했다.네, 심지어 큐트(Cute)를 검색해도 큐티스(Cuties)가 나오지 않도록 했습니다.

넷플릭스 측은 이번 일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트랜스젠더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된 데이브 샤펠의 ‘더 클로저’에 대해서는 알고리즘을 조정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큐티스’ 때와 비교해 비판하고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비난받았던 ‘아동 성착취’ 이슈와는 달리 이번 ‘트랜스젠더 혐오’ 이슈에는 강경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부분이네요.

기업 콘텐츠 추천 목록에 ‘나오다’를 들고 논란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대한 10년 넘게 이어진 투명성 논란이 생각납니다. 그만큼 넷플릭스가 이제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늘었다는 증거겠죠. 이러한 논쟁이 소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큰 힘에는 큰 책임감이 필요한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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